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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교통사고 후 이전 10년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남자와 그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와의 사랑을 그렸다. 정우성은 남자 주인공 석원을 연기하고 이 영화의 제작도 맡았다.
그는 17일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제작자로서 꿈은 없었다”면서도 “감독이 펼치고 싶은 원안을 훼손되지 않게 지켜주고 싶었다”며 영화 제작에 처음으로 나선 이유를 밝혔다.
그와 이 영화를 연출한 이윤정 감독과의 인연은 2008년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정우성은 당시 이 영화의 ‘좋은 놈’인 박도원 역을 맡았고, 이 감독은 스태프의 일원인 스크립터로 영화에 참여했다.
이후 이 감독은 자신이 고등학교 시절에 쓴 단편소설을 바탕으로 ‘나를 잊지 말아요’란 영화를 단편으로 제작하고서 장편 시나리오를 썼다.
이 감독은 “단편을 파일럿으로 만들어 저라는 사람과 이 작품을 소개하고 싶었다”고 단편 영화를 우선 제작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 감독은 장편 시나리오를 정우성에게 건넸고, 정우성은 영화 출연에 흔쾌히 동의했다고 한다.
문제는 제작이었다. 정우성이 여러 제작자를 이 감독에게 소개해줬는데, 제작자들은 이 시나리오의 핵심에 해당하는 부분을 쉽사리 받아들이지 못했다고 한다.
‘나를 잊지 말아요’는 멜로 영화이면서도 주인공 석원이 잊어버린 기억을 되찾는 과정에서 감춰진 비밀이 드러나는 미스터리물의 구조도 갖추고 있다.
정우성은 “기성세대는 이 시나리오의 특이점을 두려워했다. 기성 제작자들이 작품을 바꾸려고 해서 ‘내가 어떻게 도와주지’하다가 제가 엮이게 됐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만약에 기성 제작자분에 갔으면 평이한 플롯에 이야기가 현재진행형으로 바뀌었을 것”이라며 “미스터리가 과장되지도 않고 밋밋하게 깔려 있지도 않은데 이 선을 관객에게 어떻게 전달될지가 미지수”라고 덧붙였다.
석원 앞에 나타난 비밀스러운 여자, 석원의 기억을 감추고 싶은 여자 진영은 배우 김하늘이 맡았다. 5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김하늘은 “촬영 현장에서 밥차가 중요한데, 정우성 씨가 제작을 같이 하다 보니 스태프 한사람, 한사람에게 조용한 목소리로 밥이 마음에 드는지 물어보더라”며 제작자로서의 정우성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김하늘은 “비밀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것이 재미있다. 시나리오를 덮고서도 여운이 많이 남았다”며 이 영화의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느낌을 전했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는 내년 1월 7일 개봉한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