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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300석 매진…솔로가수로서 건재 과시

영국 대표 밴드 ‘오아시스’의 전 리더 노엘 갤러거가 금요일 밤을 ‘불금’(불타는 금요일)으로 만들었다.

갤러거는 3일 저녁 서울 광진구 광장동 워커힐시어터에서 열린 내한공연에서 ‘오아시스’라는 타이틀 없이도 건재함을 보여줬다. 2천300여 명의 팬들은 발 디딜 틈 없는 공연장 안에서도 때론 합창하고 때론 춤추며 ‘갤러거 표’ 음악에 대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갤러거는 국내 록밴드의 오프닝 공연이 끝난 오후 8시40분께 무대에 등장했다.

검은색 셔츠에 이에 대비되는 강렬한 붉은색 일렉트로닉 기타를 맨 차림이었다.

갤러거는 자신의 솔로 앨범 수록곡들로 포문을 열었다.

더는 오아시스가 아닌 솔로 가수 노엘 갤러거의 공연임을 다시 한번 상기시키는 선곡이었다.

그는 ‘두 더 데미지’(Do the Damage), ‘스트랜디드 온 더 롱 비치’(Stranded on the Wrong Beach), ‘에브리바디즈 온 더 런’(Everybody’s On The Run), ‘페이드 어웨이’(Fade Away) 등 네 곡을 연달아 부른 다음에야 “헬로우”라며 인사말을 건넸다. 그마저도 마치 앨범 재킷 사진에서 튀어나온 듯한 굳은 표정으로 인사인지 다음곡 소개인지 모호하게 문장을 이어갔다.

그가 소개한 다음 곡은 가장 최근 앨범 ‘체이싱 예스터데이’(Chasing Yesterday)에 수록된 ‘히트 오브 더 모먼트’(Heat of The Moment).

그러나 팬들은 마치 그의 무뚝뚝한 성향이 이미 익숙하다는 듯 환호하며 그의 이름을 외쳤다.

그런 그도 자신이 이번 앨범에서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고 손꼽은 ‘리버맨’(Riverman)에서 관객들이 ‘떼창’으로 호응하자 순간 무장해제된 듯한 표정을 내비쳤다.

갤러거는 스탠딩석 곳곳에서 “아이 러브 유, 노엘”을 외치는 관객들에게 “땡큐 베리 머치”라고 화답하며 미소를 보였다.

관객들은 노래 한 곡 한 곡이 끝날 때마다 틈새를 놓치지 않고 그의 이름을 외쳤으며 그 역시 그 뒤로도 서너 차례 더 감사를 표했다.

갤러거는 이어진 ‘데쓰 오브 유 앤드 미’(Death of You and Me), ‘유 노 위 캔트 고 백’(You Know We Can’t Go Back) 등의 곡에서 가수가 아닌 기타리스트로서도 손색없는 면모를 선보였다.

2009년 오아시스에서 나온 이후에도 영국 UK차트 1위를 기록하며 솔로 가수로서 입지를 다진 그지만 역시나 가장 큰 환호성은 오아시스 시절 곡에서 터져 나왔다.

공연 중반부 선보인 ‘샴페인 수퍼노바’(Champaign Supernova)는 그가 오아시스 시절 직접 작사·작곡한 곡.

팬들은 목이 터져나가라 ‘떼창’으로 7분이 넘는 이 곡을 함께 불렀다.

이런 장면은 앙코르곡으로 부른 ‘돈트 룩 백 인 앵거’(Don’t Look Back In Anger)에서 한 번 더 연출됐다.

이 또한 오아시스로 활동하던 1996년에 발표한 곡이자 오아시스의 싱글 중 두 번째로 UK 싱글 차트 1위에 오른 곡이기도 하다.

팬들은 마치 이 노래가 합창곡인 것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 불렀다.

그의 앙코르 무대를 담기 위해 관객들이 일제히 휴대전화를 머리 위로 들고 촬영해 마치 휴대전화 광고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한 풍경도 연출됐다.

갤러거의 공연은 1995년 발표한 ‘매스터플랜’(The Masterplan)을 마지막으로 완전히 끝이 났다.

시종일관 이보다 더 진지할 수 없게 최선을 다해 노래하고 연주한 그는 준비한 곡들을 모두 마친 뒤 양손을 높이 흔들며 인사했다. 마치 갤러거 자신이 관객이고, 열성을 다해 호응한 관객이 이 공연의 주인공인 듯한 느낌을 주는 몸짓이었다.

실제로 이날 상당수 여자 관객들이 탈수 증세를 보이거나 탈진해 공연장 관리 직원들의 도움을 받아 구석 자리에서 쉬는 모습이 종종 목격됐다.

갤러거의 내한 공연은 4일 밤 한 번 더 열린다. 공연은 양일 모두 매진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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