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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너드 코헨, 8년만에 앨범 ‘올드’ 출시

문학을 음악의 영역으로 끌어온 캐나다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이 8년 만에 정규앨범 ‘올드 아이디어스’(Old Ideas)를 내놓았다. 최근 코헨의 행보는 눈에 띄게 빨라졌다. 2009년 ‘라이브 인 런던’, 2010년 ‘송스 프럼 더 로드’ 등 3장의 라이브 앨범과 15년 만의 유럽투어 등 노익장을 과시한 것. 더는 창작이 무리일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78세이니 그럴 법도 하다. 그런데 덜컥 열두 번째 정규앨범을 발표했다.

여전히 그는 읊조린다. 누군가 수십 년을 골초로 살더라도 결코 흉내 내지 못할 바리톤 음색으로 나지막이 말한다. 특유의 시적 표현과 은유를 담은 노랫말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둠과 불안함이 묻어난다. (나에겐 미래가 없어/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현재는 그리 달갑지 않아/할 일이 많은 것뿐이지/과거는 나와 함께 남을 줄 알았는데/그 또한 어둠에 먹혀버렸지- ‘다크니스’)

하지만 모든 물욕과 번뇌를 내려놓은 듯 편안하다. 죽음의 문 앞에서 지나온 삶을 관조하는 현자의 고백을 듣는 듯하다. (그대가 지니고 다니는 가시도/그대 뒤에 남은 십자가도/몸이 고쳐지기를/마음이 치유되기를… 그리고 하늘에 들리게 하오/참회의 성가를/영혼이 치유되기를/육신이 고쳐지기를- ‘컴 힐링’) 미국 음악잡지 롤링스톤은 “섹스, 사랑, 신에 대한 대가의 오랜 시선”이라는 상찬과 함께 별 4개 반을 매겼다. 소니뮤직.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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