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들은 동시간대 경쟁 프로그램인 ‘1박 2일’의 나영석 피디 말투를 흉내 낸 패러디물도 잇따라 내놓고 있다. 김제동 등 ‘나는 가수다’ 출연진들이 김건모의 재도전을 건의하면 나 피디가 “안 됩니다.”를 선언한 뒤 “그래서 제가 처음부터 서바이벌이라고 말씀드렸잖아요. 실패!”라고 단호히 외치는 내용이다.
김수현 작가도 전날 자신의 트위터에 “MBC 에이고오. 탈락했어도 김건모는 김건몬데…”라는 유감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이 김건모를 비판하는 것처럼 비치자 김 작가는 이튿날 “나는 김건모의 퍼포먼스나 노래에 불만이 없다. 그저 평가단 있으나마나 재도전을 급조하고 영리하게도 선택권은 가수에게 넘긴 방송사에 입맛이 썼다. 우리의 건모씨가 멋지게 ‘노’ 하기를 바랐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국민가수답지 않은 처신’ ‘나는 선배다’ 등 비판과 야유성 패러디가 쏟아지자 김건모 측은 “속죄하는 마음으로 술 담배도 끊고 다음 번 무대에서 모든 것을 쏟아부어 열창하겠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가요평론가 강태규씨는 “당초 정한 원칙과 달리 탈락자가 언제든 재도전할 수 있는 선례를 남겨 프로그램이 공신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대중문화평론가 김작가씨도 “매회 방영될 때마다 공정성 논란이 일어 문제가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애초 내로라하는 가수들을 서바이벌 무대에 세워 성적을 매기려 한 것부터가 무리한 기획이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논란이 확산되자 ‘나는 가수다’의 김영희 피디는 “원칙에 위배된 결정을 해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첫 탈락이라 출연진의 충격이 너무 커 어쩔 수 없었다.”면서 “서바이벌 방식은 계속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나는’는 7명의 도전 가수 가운데 김건모가 500명 청중 평가단이 심사한 결과 꼴찌로 탈락하자 제작진 등이 즉석에서 재도전 기회를 줘 논란을 야기했다.
김정은기자 kimj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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