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금융권 가계대출 ‘조마조마’

2금융권 가계대출 ‘조마조마’

입력 2010-04-17 00:00
업데이트 2010-04-17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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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호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등 비(非) 은행 금융기관들의 가계대출이 빠르게 늘면서 제2금융권 발(發) 가계부채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앞으로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 등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으면서 이자 부담은 높은 제2금융권 대출자들은 큰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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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제2금융권(상호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상호금융 등)의 대출잔액은 142조 200억원으로 전년동월(125조 3000억원)보다 1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제1금융권(예금은행)의 대출잔액이 390조 2000억원에서 408조 3000억원으로 4.6% 늘어난 데 비하면 제2금융권의 증가율은 얼추 3배에 이를 만큼 가파르다.

이에 따라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을 합한 전체 가계대출에서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월 24.3%에서 올 2월 25.8%로 1년 새 1.5%포인트나 상승했다. 이는 금융당국이 부동산 과열 방지 등을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규제를 은행권에 집중하면서 주택자금 등 대출수요가 제2금융권으로 대거 몰려 간 영향이 크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대출의 위험도가 높아지면서 제2금융권이 개인대출을 확대한 것도 주된 이유다.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은 지난해 2월 55조 5000억원에서 올 2월 65조 5000억원으로 18.0% 늘면서 전체 대출 증가율을 크게 앞질렀다. 이에 따라 제2금융권 가계대출에 대한 금융 시스템 안정 차원의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은이 통화신용 정책 정상화 차원에서 현재 연 2.0%인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가뜩이나 상대적으로 높은 제2금융권의 이자율은 더욱 뛸 수밖에 없다. 신규취급액 기준으로 은행권의 2월 말 가중평균 가계대출 금리는 연 5.92%(주택담보대출의 경우 연 5.75%)이지만 상호저축은행의 가중평균 대출금리는 연 12.72%에 이른다.

특히 주택가격의 빠른 하락이 현실화하면 개인들의 부채상환 능력은 한층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한은 관계자는 “신용도 등의 문제로 은행 대출이 어려운 사람들이 비은행 기관에서 돈을 빌릴 수 있는 것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이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 인상이나 자산가격 하락 등이 나타나면 제2금융권의 대출 건전성이 우선적으로 취약해질 수 있다.”면서 “당장 금리 인상이 안 되더라도 선제적으로 제2금융권 예대율 축소와 같은 규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10-04-1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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