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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원고 故 강민규 교감 유족 “출항 당연히 반대했을 것”

단원고 故 강민규 교감 유족 “출항 당연히 반대했을 것”

입력 2017-05-26 15:36
업데이트 2017-05-26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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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사에 신중한 분…‘마지막 메시지’ 진상규명 실마리되길”

“매사에 신중한 사람이었기에 당연히 반대했을 거예요.”

세월호 선체에서 나온 휴대전화 복구 결과 단원고 고 강민규 전 교감(당시 52세)이 출항을 반대한 정황이 나오자 유족들은 눈물 쏟으며 강 전 교감의 ‘마지막 메시지’가 진상규명의 실마리가 되기를 간절히 기원했다.

26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선조위)에 따르면 복구된 휴대전화에서는 참사 전날이자 출항일인 2014년 4월 15일 오후 6시 42분 “안개로 못 갈 듯”이라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발송됐다.

이어 오후 7시 2분에는 “교감은 취소 원하고”라는 메시지가 남았다.

메시지 내용에 미뤄 볼 때 강 전 교감은 당시 짙은 안개로 부두에 대기하던 세월호의 출항을 반대한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오후 6시 30분 인천항을 출항할 예정이던 세월호는 안개가 일부 걷히자 오후 9시께 출항했다.

참사 후 3년도 더 지난 현재 강 전 교감이 출항을 반대했던 정황이 나오자 유족들은 억울함과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한다.

강 전 교감 아내는 “교감 선생님이 출항에 반대했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고 있었다”며 “그는 4월 15일 오후 딸에게 ‘이제 출발한다. 아빠 갔다 올 테니 집 잘 지키고 있어라’라고 메시지를 남겼을 뿐”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출근한 뒤 학교의 사정을 집에 알리는 사람은 아니어서, 세월호 참사 전의 상황은 잘 몰랐다”며 “다만 매사에 지나칠 정도로 신중한 성격이기 때문에 안개가 짙게 낀 당시 출항하는 것을 굉장히 우려하고, 당연히 반대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총 인솔자로서 안전하게 수학여행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했을 텐데…”라며 “(출항에 반대했던 정황이 나오니)정말 억울하고, 안타깝다”고 애끓는 속내를 드러냈다.

유족들은 세월호 참사 후 책임감에 괴로워하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강 전 교감의 ‘마지막 메시지’가 진상규명의 실마리가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강 전 교감 딸은 “아버지에게 세월호 출항 여부를 결정할 권한은 없었지만, 막상 출항에 반대했던 정황이 나오니 원통한 심정”이라며 “이번 휴대전화 복구가 진상규명의 단초가 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어 “아울러 세월호 참사의 똑같은 희생자인 아버지가 왜 구조 후 병원조차 가지 못하고 해경으로 옮겨져 강압적인 수사를 받아야 했는지 낱낱이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강 전 교감은 세월호 참사 당시 해경에 구조됐다가 이틀 뒤인 2014년 4월 18일 세월호 가족들이 모여있던 진도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해 3월 대법원은 강 전 교감의 유족이 순직유족급여를 지급하라며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한 바 있다.

유족들은 최근 강 전 교감의 순직을 인정해달라고 촉구하는 편지를 써 언론에 공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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