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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해상 선박충돌 잦아 소형어선 ‘불안’…부주의가 원인

제주 해상 선박충돌 잦아 소형어선 ‘불안’…부주의가 원인

입력 2016-12-09 10:21
업데이트 2016-12-09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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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충돌사고 29건, 인명 등 피해 잇따라…“운항 중 안전수칙 지켜야”

조업을 위해 바다로 나갔다가 화물선 등 선박과 충돌, 인명피해로 이어지는 어선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올해 들어 제주 해상에서 발생한 29건의 선박 충돌사고는 대부분 운항 부주의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사고에 취약한 노후어선의 운항, 안전장비 미흡 등도 사고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8일 오후 7시 55분께 제주시 비양도 북서쪽 26㎞ 해상에서 라이베리아 선적 상선 C호(9만6천628t)와 제주 한림 선적 어선 화룡호(19t·승선원 9명·유자망)가 충돌, 어선이 전복되며 자정 현재 1명이 숨지고, 3명은 실종된 상태다.

C호는 사고 직후 물에 빠진 화룡호 선원 9명 중 이모(37·제주시 아라동)씨 등 5명을 구조했다. 그러나 나머지 선원 4명 중 1명은 해경 잠수요원에 숨진 채 발견됐고 3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해경은 경비함정 10척과 헬기 1대 등을 사고 해역에 보냈고 해군 함정 1척과 어선 1척도 실종자 수색을 돕고 있지만 주변이 너무 어두워 수색에 애를 먹고 있다.

사고 해역 인근에서는 불과 5일 전에도 어선끼리 충돌하는 바람에 조업하던 부부가 사망·실종되는 사고가 났다.

3일 오전 8시 40분께 제주시 한림 북서쪽 9㎞ 해상에서 부산 선적 선망어선 S호(62t·승선원 7명)와 제주 비양도 선적 연안복합어선 H호(3.15t·승선원 2명)가 충돌한 것이다.

H호에 타고 있던 전모(58·여)씨가 바다에 빠졌다가 가까스로 구조됐으나 숨졌고, 선장 박모(55)씨는 실종됐다.

부부인 전씨와 박씨는 사고 당일 이른 새벽부터 옥돔을 잡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의 안타까움을 샀다.

해경은 인양한 H호 선체에 대한 감식작업을 벌였으며, S호 선장 주모(53·부산)씨를 상대로 음주 측정을 했지만 음주운항은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해경은 S호가 이동 중 운항 부주의로 고기를 잡던 H호와 부딪친 것으로 보고 있다.

작은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5개월 전에도 소중한 목숨을 앗아갔다.

7월 11일 오전 2시 17분께 제주 추자도 남서쪽 15㎞ 해상에서 정박 중인 경북 포항 구룡포 선적 채낚기 어선 N호(39t·승선원 12명)가 갑자기 심하게 흔들렸다.

이 때문에 선원 박모(51·부산)씨가 바다에 빠졌다가 동료 선원들에 의해 30여 분만에 구조됐으나 숨졌다.

부근을 항해하던 파나마선적 화물선인 T호(2천39t·승선원 9명)가 N호의 시앵커(Sea anchor·해묘)와 연결된 밧줄을 미처 보지 못해 그대로 지나가면서 어선이 흔들려 사고로 이어진 것이었다.

한 달 뒤인 8월 5일 오후 1시 5분에는 제주 서귀포시 표선포구 앞 3.7㎞ 해상에서 조업 중이던 표선선적 연안복합 어선인 A호(2.28t·승선원 1명)와 서귀포선적 연승어선인 B호(44t·승선원 8명)가 충돌했다.

이 사고로 A호의 선수 오른쪽에 구멍이 생겨 침몰 위기까지 갔으나 다행히 선장 강모(35)씨는 부상 없이 구조됐으며 B호에도 인명피해는 나지 않았다.

이처럼 제주에서 발생한 크고 작은 어선 충돌사고는 2013년 14건, 2014년 18건, 2015년 23건, 2016년 11월 30일 기준 29건 등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더구나 올해 들어 발생한 제주 해양사고 416건 가운데 35.1%인 146건이 운항부주의 때문에 발생했다.

다른 사고원인으로는 정비불량(183·44.0%)·기상악화(27·6.5%)·관리소홀(18·4.3%)·화기부주의(9·2.7%) 등이다.

선박에는 일반적으로 자동위치식별장치(AIS)나 어선위치발신장치(V-PASS), 레이더가 있어 충돌을 피하기 위한 장치가 있다.

대형선박의 AIS와 레이더 시스템 또는 소형어선에 장착된 V-PASS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위험 반경에 들어선 선박 간은 물론 해상교통관제센터(VTS)에도 위험 신호가 울린다.

그러나 VTS에서 수많은 선박을 모두 관제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데다, 소형 선박은 레이더에 잘 감지되지 않는다는 게 해경의 설명이다.

일부 어선은 조업이 잘되는 곳을 선점하려고 이들 장치를 고의로 작동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명철 제주해경본부 정책홍보계장은 “음주 상태로 배를 몰거나 작은 부주의가 선박 간 충돌로 이어져 인명사고가 나는 경우가 많다”며 “운항 중에는 구명조끼를 항상 착용하는 등 안전수칙을 지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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