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계 주민들 “日정부, 위안부 사과를”

일본계 주민들 “日정부, 위안부 사과를”

입력 2013-08-01 00:00
업데이트 2014-06-10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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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해외 첫 LA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운 날…

일본군 위안부의 비극을 고발한 ‘평화의 소녀상’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근 글렌데일 시립공원에 세워졌다. 서울 주한일본대사관 앞에 놓인 소녀상과 같은 모습으로, 해외에 세워진 것은 처음이다. 제막식은 글렌데일 시 정부가 지정한 ‘일본군 위안부의 날’(7월 30일)에 맞춰 열렸다.

LA타임스와 CNN 등에 따르면 미 공공부지에 위안부 기림시설 건립을 추진해온 가주한미포럼(대표 윤석원)은 이날 글렌데일 시립중앙도서관 앞 시립공원에서 소녀상 제막식 행사를 열었다. 제막식에는 생존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88) 할머니와 소녀상을 만든 김운성·김서경 작가 부부, 글렌데일 시 정부를 대표한 시의원 4명, 한인단체 회원 등 500여명이 참석했다. 미 연방 하원에서 위안부 만행을 규탄하는 결의안 채택을 주도한 마이크 혼다(민주) 의원과 연방 하원외교위원장이자 지한파인 에디 로이스(공화) 의원, 글렌데일이 지역구인 애덤 시프(민주) 의원 등 연방 하원의원 3명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소녀상 건립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김복동 할머니는 “미래 세대에 전쟁 없는 평화로운 세상을 물려주려면 일본이 과거를 진심으로 반성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소녀상을 보면서 많은 미국 국민이 일본의 만행을 제대로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소녀상에 대한 일본 극우세력의 ‘말뚝테러’ 등을 의식한 듯 “소녀상을 잘 지켜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 가주한미포럼 윤석원 대표는 “앞으로 더 많은 위안부 기림시설을 미국 전역 공공부지에 세우겠다”고 밝혔다.

제막식에는 일본계 미국인 10여명이 참석, 일본 정부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해 눈길을 끌었다. 현지 일본인 사회가 소녀상 건립에 강력히 반발했던 것을 감안할 때 양심적 일본계 인사들의 행사 참석은 의미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일본계 미국인 시민단체 NCRR 캐시 마사오카 대표는 “일본 정부는 위안부 등 과거 범죄에 대해 진정한 사과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글렌데일 거주 일본계 미국인을 대표한 마이클 고다마는 “위안부 규탄 결의안 채택과 위안부의 날 지정, 공공 부지에 소녀상 설립 등 글렌데일 시 정부의 정책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의 80대 위안부 할머니 3명은 30일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이 전후 평화로운 시대에 태어났다고는 하지만 일본군이 저지른 침략행위를 방어하는 몰지각한 언사로 고통을 줬다”며 일본 시민 174명과 함께 오사카변호사회에 하시모토 시장을 징계해달라는 요구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2013-08-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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