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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20대 여성들 中 노총각들에게 팔려가…경악

北 20대 여성들 中 노총각들에게 팔려가…경악

문경근 기자
문경근 기자
입력 2015-06-06 11:51
업데이트 2015-06-0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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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평양 경제 리포트] 북한 여성 인신매매 문제

유엔 산하 식량농업기구(FAO)는 지난달 27일 ‘2015 세계의 식량 불안정 상황 보고서’를 통해 “2014년부터 2016년 사이 영양 부족 상태인 북한 주민이 105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 인구의 41.6%에 해당된다. FAO는 지난 3월에는 북한에 필요한 곡물량이 40만 7000t으로 올 10월까지 부족분을 충당해야 주민들이 굶주림을 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우려와는 대조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일반 주민이 상상하기 어려운 사치생활을 즐기는 계층도 늘고 있다. 2400만 북한 주민 가운데 수도 평양에서 여유로운 생활을 누리는 사람들은 약 20만~30만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평양 주민이 300만명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 가운데 약 10분의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부유층’을 형성한 셈이다.



최근 북한에는 신흥 부자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자, 스파게티를 맛보기 위해 평양 이태리 음식점을 찾은 부유층 가족. 연합뉴스
최근 북한에는 신흥 부자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자, 스파게티를 맛보기 위해 평양 이태리 음식점을 찾은 부유층 가족.
연합뉴스




최근 북한에는 신흥 부자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창전 거리의 화려한 야경. 연합뉴스
최근 북한에는 신흥 부자들이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 창전 거리의 화려한 야경.
연합뉴스




열차 차량 밑에서 빵을 먹고 있는 꽃제비로 불리는 고아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열차 차량 밑에서 빵을 먹고 있는 꽃제비로 불리는 고아들.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지난 4월 평양을 다녀온 재미교포출신 대북사업가는 5일 “공화국이 돈만 있으면 무엇이나 할 수 있는 사회로 변한 지는 오래됐지만 요즘처럼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극심하게 나타난 적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외화벌이 종사자들과 이들로부터 달러를 상납받고 있는 간부들,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돈주’들의 사치스러운 생활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돈주들은 기본적으로 당 간부들과 담합관계를 유지해왔다.

●평양 5억~11억 부자 급증… 20만~30만명 추정

1990년대 이전 배급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때는 임금과 배급으로 생활을 영위했기 때문에 고위간부들을 제외하고는 일반 주민들 사이의 빈부격차가 심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대 경제위기로 배급체계가 붕괴되고 시장경제가 확산되면서 구매력을 갖춘 이른바 ‘부자’가 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계층 출신으로 장사나 사채업 등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당이나 기업소 간부 등 전통적인 상류층보다 더 많은 재산을 모아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들이 수년간 하나의 사회 계층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이들을 전통적인 상류층과 구분해 북한 사회의 ‘신(新)부유층’으로 분류하고 있다. 중국이나 중동 등 해외로 파견돼 외화를 벌어온 노동자들도 구매력을 갖춘 부유층으로 분류된다. 특히 중동지역으로 파견된 북한 의사나 기술자의 대다수는 수년 전부터 ‘3년 동안 10만 달러(약 1억 1000만원) 벌기’를 목표로 삼을 만큼 많은 돈을 모은 사실은 북한 사회에선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외화벌이 의사 등 가세… 1인 5만원 음식점 북적

현재 평양 부유층의 재산은 평균 10만 달러 수준이며 50만∼100만 달러(약 5억 5000만~11억원) 수준의 재력을 지난 부자들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부유층이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고가 업소들도 등장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 8월 평양 르포기사에서 북한 매체가 ‘인민의 낙원’이라고 선전하는 문수 물놀이장을 소개하며 입장료는 북한 돈 2만원(약 10달러), 이곳에서 판매하는 햄버거(북한 말로는 ‘고기겹빵’) 가격은 1만원(약 5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물놀이장에는 안마실·자외선치료실 등 각종 편의시설과 서양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고급식당도 들어섰다. FT는 평양 시내 곳곳에서 아우디·폴크스바겐·BMW·벤츠 등 고급 외제차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고 전했다.

북한이 자랑하는 평양의 최신식 주민편의시설 ‘해당화관’은 한 끼에 1인당 50달러를 넘는 비싼 음식 가격에도 사람들이 붐벼 발 디딜 틈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평양의 경우 구찌, 발리, 프라다, 폴로, 아디다스, 나이키, 뉴발란스 등 해외 유명 브랜드 소비도 크게 늘고 있다. 아파트를 고급 인테리어와 가구로 꾸미며 부유한 생활을 과시하는 주민들도 증가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일부 지방 부호 평양 구경 와 외제 명품사냥

신의주, 평성, 원산, 남포 등 지방의 부자들은 자체 구입한 버스로 평양 구경에 나서기도 한다. 비싼 돈을 내고 평양의 고급 호텔에 묵으면서 문화오락시설을 즐기고 호텔과 외화상점에서만 파는 명품들을 대량 구입해 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북한에서 서양음식은 적어도 부유층에게는 더이상 낯선 음식이 아니다. 2008년에는 평양에 스파게티와 피자를 파는 정통 이탈리아 요리 전문식당이 등장했다. 한때 당 간부들의 특권으로 여겨졌던 서양 요리가 최근에는 돈만 있으면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북한에서는 여전히 외부세계와의 인터넷이 불가능하다. 하지만 북한 내부에서 통용되는 자체 인트라넷을 활용하는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이 꾸준히 출시되고 휴대전화 보급도 지난해 5월 기준으로 2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정보통신에 대한 주민들의 욕구도 높아지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북한 중산층은 오랜 기간 꾸준히 부를 축적해왔지만 김정은 체제 이후 북한 당국이 부의 출처를 캐내기보다는 이들의 소비를 유도하는 정책을 펴면서 최근 부상한 것”이라며 “다른 개발도상국과 마찬가지로 빈부격차 문제를 피할 수 없겠지만 이들 중산층은 북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중심 계층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흥 부유층의 등장에도 고질적 빈곤과 인권문제는 여전하다. 무엇보다 무역이 활발한 중국 접경지역이나 평양에 부가 집중되면서 오히려 지역·계층 간 격차는 날로 심화하는 추세다.

북한 내 고질적 빈부격차에 대해서는 여러 증언이 있지만 소위 중산층 이상이라고 볼 수 있는 대중 무역종사자들 사이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기류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박정란 카자흐스탄 유라시아국립대 한국학과 교수가 3월 발표한 연구 보고서 ‘김정은 시대 북한사회 변화 실태’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중국에 체류한 북한 주민 100명 가운데 98명이 ‘빈부격차가 크다’고 답변했다. 지역 간·계층 간 빈부격차는 또 다른 사회문제로 확산된다. 계층 간 갈등이 ‘증오 범죄’로 이어지는 셈이다. 2008년 탈북한 강모씨는 함경북도 청진에서 무역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은 당 간부 한 명이 이웃에게 ‘갑(甲)질’을 하다가 칼에 찔려 사망하는 등 빈부격차와 지위고하로 인해 발생하는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고 증언했다.

●‘꽃제비’ 문제 여전… 인신매매 희생 여성 늘어

이와 함께 ‘꽃제비’로 불리는 고아들도 여전히 지방을 전전하며 인간 이하의 삶을 살지만 국가로부터의 보호는 꿈도 꿀 수 없다. 일부 북·중 국경지역에서는 고아들에게 돈을 주면서 마약밀매에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들이 중국 공안 당국에 적발돼도 북한 당국이 방치한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북한여성을 대상으로 한 인신매매도 문제로 지적된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4월 “김정은 체제 들어서도 탈북여성에 대한 인신매매 행위가 암암리에 지속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중국 지린성 지방에서 탈북자 구출활동을 하고 있는 정모씨는 “중국 인신매매단이 북한 군인들과 짜고 어린 북한여성들을 중국으로 도강시키고 있다”면서 “나이 먹은 여성은 1만 위안(약 2000달러 수준), 나이 어린 20대 여성들은 2만~3만 위안(약 4000~6000달러 수준) 정도”라고 증언했다.

중국 노총각들에게 팔려간 북한 여성들은 현재 중국 허베이성과 헤이룽장성 등지에 흩어져 살고 있지만 이들이 낳은 아이들의 신분이나 국적 문제가 중국 내 또 다른 사회적 논란거리가 되기도 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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