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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南 외면한 채 ‘대미압박’에 사실상 올인

北, 南 외면한 채 ‘대미압박’에 사실상 올인

입력 2017-08-03 10:16
업데이트 2017-08-0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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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先 북미관계-後 남북관계‘ 방향성 세운듯”제재 논의·UFG로 8월 추가도발 가능성 관측도

북한이 잇단 미사일 도발 이후 미국을 향한 거센 압박 공세를 펼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 첫 시험발사 직후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세기를 이어오는 조미(북미)대결전에 종지부를 찍고야 말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후 나오고 있는 각종 대외메시지나 거친 언사는 모두 미국을 향해 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2일 발표한 대변인 성명에서 “(미국은) 우리의 전략적 지위를 인정하고 대조선 적대시정책에서 전환해 본토를 포함한 미국 전체의 안전을 보장받겠는가 아니면 우리와 끝까지 대결하다가 핵 참화 속에 아메리카 제국의 종말을 맞겠는가 하는 두 길 외에 다른 선택이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북한은 3일 노동신문의 ‘주체조선의 경고를 명심해야 한다’ 제목의 논평을 통해서도 “미 집권세력과 정책 입안자들은 미국에 시간도, 선택의 여지도 별로 없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라며 “미 본토가 생사존망의 칼도마 위에 오른 새로운 현실은 미 행정부가 대조선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분분초초 재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는 ‘대북정책의 전환이냐, 핵 보유한 북한과 대결이냐’의 양자택일을 요구하는 것으로 미국을 압박해 국면전환을 노리고 있는 것이라는 게 북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북한이 사실상 미국 압박에 올인하고 있는 것은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뒤 미국과 협상을 통해 체제안전보장 등에 대한 약속을 받아내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반면 북한은 남북관계의 복원에서 매우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남북관계는 북미관계에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인 만큼 미국과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는 관측도 나온다.

북한은 광복절 남북 공동행사를 추진해온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에 “각자 행사를 치르자”는 내용의 팩스를 지난달 말 보내오면서 “(남북) 민간 협력과 교류에 앞서서 민족의 생존을 지키기 위한 조미 대결전에 온 정력을 쏟아붓게 하고 있다”고 주장, 현 시점에서의 목표가 ‘미국’에 맞춰져 있음을 거듭 시사했다.

한 북한 전문가는 3일 “북한은 그동안의 경험 속에서 선(先) 북미관계-후(後) 남북관계라는 도식을 세우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는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 정부가 미국의 입장에만 코드를 맞추고 있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북한판 ‘코리아 패싱’이라고 볼 수도 있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미국의 태도변화를 압박하면서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 등의 도발을 당분간 계속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특히 지난달 28일 ‘화성-14’형 미사일의 2차 시험발사 이후 유엔을 필두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움직임이 가속하고 있고 미국에서는 ‘정권교체’ ‘대북선제공격’ 등의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점은 북한의 거친 대응을 예상케 한다.

이달 하순에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합동군사연습도 예정돼 있어 북한의 군사적 대응은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미관계가 급진전해 대화의 장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북한은 대미타격 목적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ICBM급 미사일을 계속 쏠 가능성이 크다”며 “한미합동군사연습도 예정돼 있어 하계훈련 기간인 북한군은 단거리 미사일이나 장사정포 등을 쏘며 저강도 대응도 동시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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