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거리 1만 3000km로 늘리고 탑재물 중량 늘릴 가능성

　북한이 7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강행하면서 미사일 개발 능력 수준이 어느 정도까지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북한이 주장한대로 인공위성 ‘광명성 4호’가 정상 작동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하지만 북한 로켓 추진체가 궤도에 진입함으로써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사거리 1만~1만3000㎞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기술이 거의 성공 단계에 이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은 지난 2012년 12월에도 은하3호를 통해 인공위성 ‘광명성 3호’(무게 100㎏)을 우주궤도에 진입시키는 데는 성공했지만 인공위성 정상작동에는 실패했다.

　군 당국은 일단 북한이 이번에 발사된 장거리 로켓(광명성호)이 2012년 12월 은하 3호에 비해 성능이 개선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선 동창리의 발사대 길이가 50m에서 67m로 늘어났기 때문에 발사체의 추진력이 향상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거리도 은하 3호는 1만여㎞로 평가됐으나 이번에는 1만 3000여㎞에 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사거리 1만여㎞로는 미국 서부까지 타격할 수 있지만, 사거리가 1만 3000여㎞로 늘어나면 미국 동부도 타격이 가능하다.

　아울러 위성체의 탑재 중량도 은하 3호는 100㎏에 불과했으나 이번에는 ICBM급으로 평가할 수 있는 500㎏ 수준으로 늘었을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북한이 발사한 장거리 로켓은 위성체를 궤도에 올리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로켓 단 분리 이후 탄두가 대기권에 다시 진입하는 데 필요한 재진입체 기술까지 확보하고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ICBM은 대기권 재진입 때 최고 마하 20(음속의 20배)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섭씨 6000~7000도의 고열이 발생한다. 탄두가 이런 고열과 압력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하고 고열을 견디는 재료 기술도 확보해야 한다.

　한편 북한은 ICBM과 노동미사일, 스커드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하기 위한 소형화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미 핵탄두 소형화 기술을 상당히 확보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핵탄두를 1t 이하로 소형화하는 데 성공한다면 현재 개발 중인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에도 장착할 수 있게 돼 미국 본토나 주일미군 기지, 괌까지도 핵무기 타격권에 들어간다.

　북한은 특히 KN계열의 단거리 미사일을 포함해 2000여기의 각종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한 상태다. 이 가운데 스커드(사거리 300~700㎞)는 600여기, 노동 미사일(사거리 1300㎞)은 200여기 가량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