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료·동네빵집…朴 당선인 지적에 업계 ‘초긴장’

수수료·동네빵집…朴 당선인 지적에 업계 ‘초긴장’

입력 2013-01-28 00:00
업데이트 2013-01-28 11:21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공정위·중소기업청은 역할 확대 기대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국정분과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와 직결된 사안을 직접 거론하면서 관련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대형 유통업체의 판매수수료다. 박 당선인은 “납품 업체 사장님을 만났는데 백화점이 판매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 간다”며 “업종별로 판매수수료, 판매장려금 이런 것을 공개하는 것을 포함해서 좀 다각적인 개선책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백화점은 통상 제품 공급업체가 재고누적에 대한 부담을 떠안고 가기 때문에 판매분에 대한 수수료를 백화점이 입주업체로부터 받고 있다.

대형마트는 가격을 낮추려고 대체로 물건을 직매입해 영업한다.

매입가와 판매가격에 차이를 둬 이윤을 남기고 제품이 일정량 이상 팔리면 납품업체로부터 판매장려금을 받는 구조다.

공약집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안을 언급한 것은 박 당선인의 발언에서 엿볼 수 있듯 현장을 돌면서 문제의식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대형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으로서는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발언이다.

반면 백화점이나 대형마트는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것 같은 상황이다.

현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 수수료 책정에 부당행위가 없는지 집중 체크했는데 박 당선인의 발언이 더 강력한 ‘태풍’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수수료가 영업 비밀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온 이들로서는 한층 부담이 커졌다.

28일 대형유통업체의 한 관계자는 “수수료 책정은 어차피 해당 업체가 결정하는 것이고 이는 사인 간의 계약”이라며 “당선인의 발언 내용을 보면 현재 공정위가 하는 것보다 수위가 더 높은 것 같다”고 당혹감을 드러냈다.

그는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기업은 상위 1%에 속하는 업체”라며 “백화점도 (매출의) 5%도 못 버는 데 (수수료를) 더 낮추라고 하면 채용·시설투자를 줄이고 서비스 수준도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박 당선인이 “동네상권이 다 무너지면 제빵 기술이 배우겠다는 사람조차 없어질 것이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동네 빵집의 위기를 거론해 프랜차이즈 업계도 화들짝 놀랐다.

일차적으로는 대형 제과업계의 문제지만 그간 편의점, 카페, 기업형 외식업체 등 가맹점 시스템을 갖춘 대기업이 ‘골목 상권’ 고사의 원인으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가맹점을 운영하는 제과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테리어 교체 강요 등 가맹점주에게 요구하는 부당행위 정도가 규제가 될 것으로 생각했다”며 “만약 주력 업종을 줄이거나 최소한으로 하라고 한다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우려를 표명했다.

대형 유통업계에서는 박 당선인의 아주 구체적인 해법까지 제시한 것이 아니므로 실무 협의 과정에서 더 현실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이슈가 갑자기 튀어나왔듯이 예상하지 못한 넘는 규제나 조정이 이뤄질 수도 있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다음 달로 예상되는 동반성장위원회의 적합업종 지정에 박 당선인의 발언이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정위 등은 관련한 역할 강화를 예상하고 있다.

특히 기업협력국은 대규모 유통업, 가맹사업, 납품 과정에의 부당행위 전반을 다루고 있어 인력이나 예산 등에서 위상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청은 박 당선인이 골목 상권, 소상공인 살리기는 물론 “2007년부터 2010년 그 사이에 중소기업 지원정책 자금 가운데 총 2조4천억원이 넘는 그런 돈이 중복 집행된 것으로 드러났다”며 예산 중복지원에 따른 비효율 해소까지 지시함에 따라 기대감이 크다.

각 부처·기관의 중소기업 지원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가칭 ‘중소기업 이력관리 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인데 이것이 박 당선인이 언급한 ‘중소기업 지원통합시스템’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중기청은 정부조직 개편으로 중견기업 업무까지 주관하게 된 만큼 중소·중견기업 지원에 관한 예산 배분·집행에서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연합뉴스

많이 본 뉴스
공무원 인기 시들해진 까닭은? 
한때 ‘신의 직장’이라는 말까지 나왔던 공무원의 인기가 식어가고 있습니다. 올해 9급 공채 경쟁률은 21.8대1로 3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공무원 인기가 하락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낮은 임금
경직된 조직 문화
민원인 횡포
높은 업무 강도
미흡한 성과 보상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