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發 관세 폭탄 업종별 타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대한 관세를 언급하면서 한국 자동차와 철강, 가전을 중심으로 적신호가 켜졌다. 내년 중국의 공급 과잉과 경쟁력 강화 등도 한국의 수출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상황이라 ‘겹악재’를 맞게 됐다.
26일 산업연구원의 ‘2025년 경제 산업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자동차·철강·정유·석유화학·섬유·반도체·디스플레이 등 7개 분야에서 중국발(發) 악영향이 우려된다. 중국은 최근 전기차 수출 공세를 이어 가고 있으며 철강은 중국 공급 과잉의 대표적 품목이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의 경우 중국의 경쟁력 강화와 ‘애국 소비’ 확대 추세가 세계 시장에서 국내 업계의 점유율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中, 동남아 시장 우회 땐 한국과 경쟁
정은미 산업연구원 성장동력산업본부장은 “관세 부과로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지 못하면 다행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유럽이 중국 전기차에 관세를 매기는 상황에서 우리는 중국이 활로를 찾으려는 동남아 시장 등에서 중국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이재윤 산업연구원 소재산업환경실장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에 고율 관세를 부과해도 중국이 미국으로 철강 수출을 많이 하지 않아 우리의 반사이익이 크지 않다”며 “관세로 인해 우리 철강업계의 비용 부담은 커지고 자동차 등 수요가 줄면 철강도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조선이나 중장비 기계 등은 미국이 중국을 견제함으로써 우리가 수혜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中공급 과잉에 석화·정유도 수출 타격
이 밖에 섬유 수출은 ‘테무’, ‘알리바바’ 등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이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석유화학과 정유도 중국의 자급률 향상과 내수 부진에 따른 공급 과잉 영향으로 우리 기업의 수출 여력이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오헬스의 경우 미국에서 중국 기업과 거래를 제재하는 ‘생물 보안법’ 입법이 예상되지만 단기간에 국내 기업들이 체감할 수준의 수혜 효과가 나타나기는 어려워 수출에서는 중립적 영향이 예상된다고 산업연구원은 분석했다.
2024-11-27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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