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누굴 걱정”… 롯데-신세계, 쇼핑몰 청사진 두고 신경전

“누가 누굴 걱정”… 롯데-신세계, 쇼핑몰 청사진 두고 신경전

박은서 기자
박은서 기자
입력 2024-10-25 01:33
수정 2024-10-25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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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타임빌라스’ 7조 베팅
“신세계 화성 프로젝트 개발에 의문”
경쟁사 스타필드 사업 깎아내리기
신세계 측 “경험 없어 그런 말 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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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왼쪽)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24일 열린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의 개장식 현장을 찾아 쇼핑몰 사업에 힘을 실었다. 사진은 신 전무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왼쪽)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24일 열린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의 개장식 현장을 찾아 쇼핑몰 사업에 힘을 실었다. 사진은 신 전무와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그랜드 오픈 행사에서 테이프 커팅을 하는 모습.
서울신문 DB


유통업계 경쟁 상대인 롯데와 신세계가 복합쇼핑몰 사업을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정준호 롯데백화점 대표가 복합쇼핑몰 사업을 주력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하면서 경쟁사인 신세계그룹 스타필드를 깎아내리는 발언을 하자 신세계그룹 고위 관계자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롯데백화점은 24일 복합쇼핑몰 ‘타임빌라스 수원’이 그랜드 오픈하는 것을 기념해 전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2030년까지 약 7조원을 투자해 현재 3곳인 쇼핑몰을 13곳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날 타임빌라스 수원 개장식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장남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전무)이 직접 현장 점검을 하며 쇼핑몰 사업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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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 ‘타임빌라스 송도’의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2026년 말 개점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인천 연수구 ‘타임빌라스 송도’의 조감도.
롯데쇼핑 제공


정 대표는 전날 기자와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2030년쯤 경쟁사(신세계)가 화성에 대규모 프로젝트를 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100만평 정도 되는 규모를 과연 개발할 수 있겠느냐는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30년간 신세계에 몸담았던 인물이다.

정 대표가 언급한 사업은 신세계그룹이 2029년 개장을 목표로 추진하는 화성국제테마파크 사업을 말한다. 세계적 미디어 기업인 ‘파라마운트’와 손잡고 경기 화성 송산그린시티 내 420만㎡(127만평) 부지에 테마파크, 스타필드, 골프장, 호텔 등을 집약한 복합단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신세계가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는 프로젝트에 정 대표가 공개 석상에서 회의적 시각을 드러낸 것이다.

정 대표는 타임빌라스 수원을 스타필드와 여러 차례 비교했다. 타임빌라스 건축 디자인을 설명할 땐 스타필드 수원의 사진을 보여 주면서 ‘디자인이 단조롭다’는 취지로 지적했으며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고객 1인당 구매액)는 5만원 정도인 반면 타임빌라스 수원은 백화점을 제외하고도 12만원”이라고 했으나 출처를 제시하진 않았다.

정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김민규 신세계그룹 경영전략실 경영지원총괄 부사장은 “롯데백화점이 대규모 글로벌 합작 개발 사업 경험이 없어서 그런 말을 한 것 같다”며 “신세계의 재무 상황을 걱정할 만큼 시장에서 (롯데를) 여유롭게 보진 않는 것 같다. 누가(롯데) 누구(신세계)를 걱정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김 부사장은 “스타필드 수원의 객단가는 12만 5000원”이라며 “한번 와서 보고 말씀하시면 좋겠다”고 날선 반응을 보였다. 정 대표는 자신의 발언이 양사 감정 싸움으로 번지자 반나절 만에 신세계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정 대표가 신세계를 의식한 발언을 한 건 ‘2030년 쇼핑몰 매출 6조 6000억원, 시장점유율 51%’라는 계획을 이루는 데 최대 경쟁 상대가 스타필드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인천 송도·대구 수성·서울 상암 등에 타임빌라스 4곳을 새로 만들고 전북 군산·동부산 등 기존 6곳의 아웃렛 점포는 증축과 리뉴얼을 통해 타임빌라스로 전환할 계획이다. 현재 전체의 1% 수준인 쇼핑몰 비중을 2030년 30%로 높인다는 목표다.
2024-10-25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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