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영광은 민주·혁신·진보 야3당 초접전 ‘투표함 열어봐야 안다’

[르포] 영광은 민주·혁신·진보 야3당 초접전 ‘투표함 열어봐야 안다’

김주환 기자
김주환 기자
입력 2024-10-15 17:38
수정 2024-10-15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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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 전초전’ 영광 재보선
민주·혁신·진보 야3당 초접전
‘어차피 호남은 민주당’ 분위기 속
후보 차별성 강조하는 조국
지역밀착 유세 진보당 뒷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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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터미널 사거리. 김주환 기자
전남 영광군 터미널 사거리. 김주환 기자


“쪼까 누가 높고 낮고는 까보지 않고는 몰러. 이번만큼은 (투표함을) 까봐야 해.”

10·16 재보궐 선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영광군 영광읍 터미널사거리에서 만난 80대 할머니는 “영광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이렇게 말했다. 흐린 날씨에도 읍내 곳곳은 영광군수 선거 열기로 들썩였다. 애초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싸움으로 점쳐졌지만 ‘마을 밀착형’으로 세를 넓힌 진보당의 뒷심에 3파전이 됐고, 치열한 경쟁은 43.06%라는 높은 사전투표율로 연결됐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어차피 호남은 민주당’이라는 분위기다. 영광읍내 ‘셀프 빨래방’ 앞에서 만난 박모(54)씨는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영광 촌놈이니 (유권자들에게) 삼촌, 아부지, 어머니 하는 것은 용납하지만 다른 후보자들은 뜨내기”라며 “군민들 마음속에는 장 후보가 이번에 떨어지면 어떡하냐는 마음이 강하다”고 말했다. 택시 기사 이모(56)씨는 “그래도 당대표가 대권 주자이고 의석수 많은 게 (영광에도) 큰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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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영광군 옥당로에 걸려있는 후보자들의 현수막. 김주환 기자
전남 영광군 옥당로에 걸려있는 후보자들의 현수막. 김주환 기자


진보당에 대한 호감도 적지 않았다. 진보당은 선거 전부터 ‘줍깅’(조깅과 길거리 쓰레기 줍기의 합성어)’과 ‘칼갈이 봉사활동’ 등을 했다는 것이다. 보건소 근처에서 만난 70대 정모씨는 “시골 사람들은 ‘도와줄게’라고 말하는 후보보다 농촌에 와서 도와주는 후보를 더 좋아한다”고 했다. 영광 종합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만난 김모(71)씨는 “길을 걷는데 몸이 아픈 저를 부축해준 후보가 있다”며 이석하 진보당 후보를 언급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호남 한 달살이’로 분투한 것에 대한 호감도 감지됐다. 조 대표는 이날 거리 유세에서 “번호만 보고 (민주당에) 투표하는 과거와 결별해달라”고 했다. 영광군청 앞 카페에서 만난 서모(55)씨는 “다른 후보와 달리 장현 후보는 전과도 없고 깨끗한 분”이라고 했다. 50대 자영업자는 “젊은 층은 확실히 조국혁신당을 좋아하지만 장 후보보다 조 대표 때문 아니겠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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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들의 선거벽보. 김주환 기자
후보들의 선거벽보. 김주환 기자


리얼미터가 남도일보 의뢰로 지난 7~8일 실시한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ARS 방식·응답률 18.8%·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서 ±4.4%포인트)에서 이석하 진보당 후보는 35.0%를 얻었고 장세일 민주당 후보는 33.4%, 장현 혁신당 후보는 27.4%를 기록했다. 이에 민주당은 진보당과의 양자 구도로 굳어진 것으로 봤다. 진보당은 선전을 기대했고, 조국혁신당은 결과를 알수 없는 초박빙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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