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연루 6명 불신임 심사 착수
일부 무소속 출마… 분당 가능성도
하기우다 고이치 전 일본 정무조사회장
파벌 비자금 추문에 연루된 현역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기로 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의 결정으로 집권 자민당 내 최대 계파인 ‘구(舊) 아베파’의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 당내 거물급 중진이 대거 포진한 구 아베파와 각을 세운 이시바 총리가 이번 선거를 압승으로 이끌지 못하면 임기 초반부터 이들의 ‘흔들기’에 휘둘려 국정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카기 쓰요시 전 일본 국회대책위원장
자민당 집행위원회는 지난 7일부터 하기우다 고이치 전 정무조사회장과 다카기 쓰요시 전 국회대책위원장, 시모무라 하쿠분 전 문부과학상 등 공천이 어려울 것으로 보이는 현역 6명을 포함한 의원 불신임 심사에 착수했다고 아사히신문 등이 8일 보도했다. 탈락자가 최대 10명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비례 중복 입후보가 힘들 것으로 보이는 스캔들 연루 의원은 최대 43명에 달하는데 이들 가운데 구 아베파 출신만 40명에 이른다. 공천 배제 최종 결정은 총리가 중의원을 해산하는 9일 확정된다.
고 아베 신조 총리의 최측근이던 하기우다 전 정무조사회장과 과거 총재 선거 후보에도 나섰던 시모무라 전 문부과학상 등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일부 의원은 무소속 출마도 불사하는 분위기다. 당은 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속죄’라고 판단해 ‘자객 공천’은 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스캔들 당시 아베파 간사를 맡았던 니시무라 야스토시 전 경제산업상은 “나는 이미 무소속으로 출마할 준비가 돼 있다”며 출마 강행 의지를 분명히 했다. 홋카이도 제5선거구에서 3선에 성공한 아베파 와다 요시아키 의원도 “당의 공인을 받지 못해도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까지 당 방침을 수용해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이는 오치 다카오(비례·도쿄 5선) 의원뿐이다.
구 아베파를 중심으로 한 당내 불만은 깊어지고 있다. 현지 보도를 종합하면 “이시바는 동료를 파는 리더”, “이대로라면 분당하는 것이 낫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 산케이신문은 “(스캔들 여파로) 중의원 선거에서 낙선하는 자민당 의원이 속출하면 이시바 총리가 책임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짚었다.
2024-10-09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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