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평균기온 “기상관측 이래 최고”
폭염일·열대야일도 ‘사상 최다’
11일 서울 송파구에 설치된 전광판에 현재 기온과 습도가 표시돼 있다. 기상청은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한여름 수준인 35도까지 오르며 늦더위가 정점에 달할 것이라고 예보했다. 2024.9.11 홍윤기 기자
추석이 지나고도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지난 9월이 기상관측 이래 가장 더웠던 9월로 공식 확인됐다.
기상청은 지난달 전국 평균기온이 24.7도로 집계됐다며 기상관측망을 전국에 확충한 1973년 이래 가장 높은 9월 평균기온으로 나타났다고 8일 밝혔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달 평균기온은 평년 9월 평균기온(20.5도)보다 4.2도 높았다. 최고기온 평균(29.6도)과 최저기온 평균(20.9도)도 기상관측 이래 최고였다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지난달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평균 역시 평년기온(27.1도·19.0도)을 각각 웃돌았다.
지난달에는 전국 66개 기상관측지점 중 46곳에서 9월 최고기온 신기록을 썼다. 전국 대부분 지역이 ‘역대 가장 더운 9월’을 겪은 셈이다.
폭염일(일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과 열대야일(밤 최저기온이 25도 이상인 날)은 각각 6일과 4.3일로 역시 평년 9월(0.2일·0.1일)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서울과 충남 서산, 경기 이천 등 7개 기상관측지점은 사상 첫 ‘9월 폭염’, 강원 춘천과 경기 양평 등 4개 지점은 사상 첫 ‘9월 열대야’를 겪었다.
자 = 19일 부산지역 낮 최고기온이 34도를 기록,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자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바다에 뛰어들어 물놀이하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2024.9.19 연합뉴스
누적 폭염일 2018년 이어 2위…“겨울 -18도 한파” 전망도9월까지 누적 폭염일은 30.1일로, 서울 낮 최고 기온 40도를 돌파하며 ‘사상 최악의 폭염’을 겪었던 2018년(31.0일)에 이어 2위였다. 열대야일은 24.5일(6.6일)로 역대 1위였다.
바다 온도도 최근 10년 사이 가장 높았다. 지난달 우리나라 주변 해역 평균 해수면 온도는 27.4도로 최근 10년(2015~2024년) 새 최고치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평균(24.2도)보다 3.2도나 높은 것이다.
한편 올해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린 뒤 짧은 가을이 지나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해동 계명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지난달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겨울로 접어들면 라니냐(적도 무역풍의 영향으로 동태평양의 수온이 낮아지는 현상)로 옮겨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올 겨울 기온이 영하 18도 이하까지 떨어졌던 2021~2022년과 비슷한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올해는 가을다운 가을을 거의 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적어도 11월 초순까지는 여름 같은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지난달 23일 발표한 3개월 전망(10~12월)을 통해 올해 12월 평균기온이 평년(0.5~1.7도)보다 대체로 낮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상청은 12월 날씨에 대해 “찬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때가 있겠다”면서 “지형적인 영향에 의해 서해안을 중심으로 눈이 내릴 때가 있겠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