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경합주에 허리케인 보내”… 가짜뉴스가 막판 美대선 흔든다

“백악관, 경합주에 허리케인 보내”… 가짜뉴스가 막판 美대선 흔든다

이재연 기자
이재연 기자
입력 2024-10-08 04:38
수정 2024-10-08 04:38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14

공화당·극우, SNS 통해 음모론 유포
트럼프 “이민자에 예산 쏠려” 동조
조지아 등 피해지역 표심 변수 전망
바이든 행정부 “터무니없다” 비판

미국에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이 동남부 경합주를 강타해 한 달도 남지 않은 대선의 새 변수로 떠올랐다. 200명 이상 사망자를 내고 6개 주를 할퀴고 지나간 탓에 피해지역 민심과 투표율에 적잖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어 보인다.

이미지 확대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헐린 피해자들의 임시 피난처를 찾아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 콜롬비아 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공화당 대선후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헐린 피해자들의 임시 피난처를 찾아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와 악수하고 있는 모습.
콜롬비아 AP 뉴시스


이런 상황에서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공화당 인사들이 대놓고 음모론을 주동해 조 바이든 행정부와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헐린 대응 총책임자인 디앤 크리스웰 연방재난관리청(FEMA) 청장은 6일(현지시간) “연방정부 대응에 대한 허위 주장과 음모론이 구호 종사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주민들에게 두려움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터무니없는 거짓말”이라고 비판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공화당과 극우단체들은 소설미디어(SNS)를 통해 “백악관이 날씨 제어 기술을 활용해 허리케인 경로를 공화당 우세 지역으로 돌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선거 판세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란다. 심지어 공화당 상원의원인 마조리 테일러 그린(조지아)도 이런 주장을 트윗해 음모론 확산에 불을 붙였다.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유세에서 “FEMA가 불법 체류 이민자들을 돕는 데 모든 예산을 사용한다”고 바이든 정부 비난에 가세했다.

헐린이 타격한 조지아와 노스캐롤라이나 등은 과거 공화당 우세지역이었다가 최근 들어 경합주로 바뀌었다. 초박빙 선거 구도 상황에서 지난달 말 허리케인이 큰 피해를 줘 향후 대선 지지율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들 지역은 복구가 지체돼 사전투표는 물론 선거일인 11월 5일까지도 정상적인 투개표를 장담하기 힘들다. 공화당 측 일부 인사가 이 틈을 노려 가짜뉴스를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CNN방송은 칼럼니스트 빌리 볼의 분석을 인용해 “미국에 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정보 위기’만큼 심각한 것은 없다”면서 “다음달 대선 투표 집계가 시작되면 더 추악한 가짜뉴스가 난무할 것이라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흉흉해진 경합주 민심에 놀란 바이든 대통령은 가짜뉴스 차단에 나섰다. 이날 성명에서 “정당과 관계없이 지역·주 지도자들과 긴밀히 협력해 피해를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이미지 확대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항공 방위군 기지에서 미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 피해를 보고받은 뒤 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샬럿 AP 뉴시스
카멀라 해리스(왼쪽)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가 5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 항공 방위군 기지에서 미 동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 피해를 보고받은 뒤 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샬럿 AP 뉴시스


전날 노스캐롤라이나를 찾아 피해 상황을 점검한 해리스 부통령도 언론 접촉과 대규모 광고 방영으로 막판 소통 강화에 나섰다. 7일 방영되는 CBS방송 ‘60분’ 인터뷰 선공개분에서 그는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과 관련해 “이스라엘과 역내 아랍 국가에 (휴전) 압력을 중단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2024-10-08 10면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금투세 유예 vs 폐지
더불어민주당이 내년 1월 시행 예정인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도입 여부 결정을 지도부에 위임해 국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를 당론으로 정했고, 민주당 내부에서는 유예와 폐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유예와 폐지, 두 가지 선택이 있다면 당신의 생각은?
유예해야 한다
폐지해야 한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