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입력 2024-09-13 00:45
수정 2024-09-13 00:45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이미지 확대


반려 요괴(김영주 지음, 밤코 그림, 위즈덤하우스)

“잠이 든 작은 요괴를 바라보며 주희는 깨달았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까 걱정 없이 그저 주절주절 이야기하는 건 제법 행복하다는 걸 말이다.”

내성적인 어린이가 반려 요괴와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돌아보고 자기 의사를 표현하는 어린이로 성장해 나간다. ‘반려’의 의미를 깨닫고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동화이자 서로에게 버팀목이 돼 주면서 자신을 이해하고 발견하게 되는 동화이기도 하다. 100% 어린이 독자의 선택으로 최종 수상작을 결정하는 ‘제1회 위즈덤하우스 판타지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으로 속편도 계속 나올 예정이다. 116쪽. 1만 4000원.

이미지 확대


경의선 숲길을 걷고 있어(김이강 지음, 현대문학)

“증거가 있다면 너와 나, 서로일 뿐이겠지. 우주라는 말은 누가 발명했을까. 이렇게 생긴 글자를 우주라고 읽을 수 있다. 끝없이 쏟아져 나오는 우주가 존재하는 일은 사실이라 읽지 않고 실존이라 읽는대. 모두 오래전 흔적이라서 그래.”

도시 산책자가 보고 느낀 풍경을 간결한 언어로 빚어낸 시 17편과 느슨하지만 따뜻한 마음을 나누는 두 사람의 우정을 그린 에세이 1편이 담겨 있다. 시인에게 ‘걸음’은 시의 근간을 이루는 특별한 행위이며 ‘걷는다’는 행위는 자연스레 시간의 흐름과 공간의 이동으로 연결되는데 시인은 여기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만의 새로운 시적 장소를 만들어 낸다. ‘숯의 화가’ 이배 작가의 표지 작업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80쪽. 1만 2000원.

이미지 확대


소설 보다:가을 2024(권희진·이미상·정기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나는 뭔가를 맞았던 것 같은데 그게 비였는지 눈이었는지 모르겠다. 비가 올 정도로 따뜻하지는 않았고 눈이 올 정도로 춥지는 않아서 물과 결정, 그 중간의 어떤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한때는 가장 가까웠으나 영영 멀어진 인물들과 나누었던 대화나 추억을 회상하는 주인공을 따라 걸어간다. ‘나’와 ‘태수 형’은 따져 보면 이야기의 주제나 관심 대상도 다르고 자신이 형에 대해 아는 건 사소한 것들뿐이다. 관계에서 오는 오해와 이해를 거듭하며 결코 사라질 수 없는 청춘의 감정을 돌아보게 한다. 문학과지성사가 분기마다 ‘이 계절의 소설’을 선정하고 엮어서 출간하는 단행본 프로젝트 책이다. 156쪽. 5500원.
2024-09-13 2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애도기간 중 연예인들의 SNS 활동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주항공 참사로 179명의 승객이 사망한 가운데 정부는 지난 1월 4일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했습니다. 해당기간에 자신의 SNS에 근황사진 등을 올린 일부 연예인들이 애도기간에 맞지 않는 경솔한 행동이라고 대중의 지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한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애도기간에 이런 행동은 경솔하다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고 애도를 강요하는 것은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