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다 日오다테 시장 ‘최연소 당선’
벌레 이용 쓰레기 자원화 사업 창업저출산 해결 위해 시의원서 새 도전
“선거 이기는 것은 목표가 아닌 시작
일자리 없어 떠나는 청년 없게 노력”
지난 1일 일본 아키타현 오다테시 시장 선거에서 무소속 이시다 겐스케 후보가 시장으로 당선됐다. 27세 2개월로 최연소 시장 기록을 세운 그는 주민과 소통하면서 지역 소멸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시다시장후원회 제공
일본 북부 소도시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운영하던 27세 청년이 시장으로 당선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벌레를 이용한 쓰레기 자원화 사업을 하던 청년이 시장직에 도전한 건 초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시다 겐스케 시장은 지난 1일 아키타현 오다테시 시장 보궐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승리를 거머쥐었다. 전 시장과 연립 여당인 공명당의 지원을 받은 니케이 겐고(55) 후보를 319표 차로 눌렀다. 그의 나이는 27세 2개월로 최연소 시장 당선자라는 기록도 썼다. 이전 기록은 지난해 4월 효고현 아시야시 선거에서 27세 6개월 나이로 당선된 다카시마 료스케 시장이었다.
오다테시 출신인 이시다 시장은 인근 아오모리현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다. 일본 명문 사립대인 게이오대에 합격했지만 입학금을 내지 못해 진학을 포기했다. 정부에서 운영하는 직업 소개 프로그램을 이용해 구직에 나서기도 했다. 도쿄로 상경해 직장을 다니다 길러 준 할아버지의 건강이 악화하면서 2017년 오다테시로 돌아왔다.
딱정벌레를 취미로 키우던 그는 2019년 쌍둥이 동생과 함께 벌레를 이용해 쓰레기를 자원화하는 사업체 ‘토무시’를 창업했다. 2년 전 NHK가 이시다 형제의 사업을 보도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시다 시장은 사업체를 운영하며 지역에서 다양한 자원봉사 활동을 했다. 지난해 오다테시 시의원 선거에 출마해 최연소 시의원이 됐지만 곧 역할에 한계를 느꼈다고 했다. 올해 6월 의원직에서 물러나 시장 선거에 도전했고 결국 이뤄 냈다.
그는 지난 2일 취임하면서 “지역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나뿐만 아니라 직원과 시민의 힘이 필요하다”며 “우리 지역을 바꾸기 위해 함께 노력하자”고 강조했다. ‘시장 자리가 얼마나 편한지’ 묻는 기자들에게 그는 “그 자리는 불편하다. 선거에서 이기는 것은 목표가 아니라 시작이라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그가 말한 지역 문제는 인구 소멸 위기다. 지난달 1일 기준 오다테시의 인구는 6만 4479명으로 2010년에 비해 1만 4400명 정도 줄었다. 14년 사이에 5분의1 가까이 감소한 것이다. 이대로라면 미래에 없어질 지역이라는 위기감이 크다. 그는 취임 첫날에도 저출산과 고령화를 가장 중요한 이슈로 꼽으면서 “우선 젊은 세대가 일자리가 없어 지역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시다 시장 외에도 최근 일본에서는 젊은 정치인들이 당선돼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교토부 야와타시 시장 선거에서 33세인 가와타 쇼코 후보가 여성 최연소로 당선됐다. 그는 당시 선거에서 18세까지 의료비 무상화를 공약하는 등 젊은층을 공략해 승리를 거뒀다. 다카시마 아시야시장도 18세까지 의료비 무상화를 약속하면서 소셜미디어(SNS) 유세로 청년층의 지지를 받았다. 이런 현상에는 기성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2024-09-04 27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