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독도지우기 의혹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민석 수석 최고위원, 박 원내대표, 전현희 최고위원.
안주영 전문기자
안주영 전문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주장하는 ‘윤석열 정부의 독도 지우기’ 논란이 ‘괴담 정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민주당은 코로나19에 걸려 병상에 있는 이재명 대표의 지시로 ‘윤석열 정부 독도 지우기 의혹 진상조사위원회’를 설치했다. 당대표가 느닷없이 음모론을 제기한 것도 상식으로 납득하기 힘든데, 민생을 밤낮없이 챙겨도 모자랄 판에 일사천리로 조사기구를 만들었다니 그저 유구무언인 상황이다. 민주당은 지하철 역사와 전쟁기념관에서 독도 조형물이 철거되고 독도 방어훈련이 실종됐다며 윤 정부 친일 행보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무슨 근거로 아닌 밤중에 홍두깨 식의 음모론을 부추기는 것인지 상식 있는 국민은 한숨부터 쉬고 있다. 독도 방어훈련은 1986년 처음 시행된 이후 매년 두 차례씩 훈련을 해 왔다. 다만 2003년부터 공개 훈련을 해 오던 것을 윤 정부가 들어선 이후 비공개 훈련으로 다섯 차례 진행했다. 공개 훈련을 하지 않았다고 “훈련 실종”이라고 몰아간다면 사실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억지 아닌가. 독도 조형물 철거 논란도 마찬가지다. 지하철역과 전쟁기념관 조형물이 너무 낡아서 독도의 날과 개관 30주년에 맞춰 보수를 거쳐 새 조형물로 다시 설치할 계획이었다고 한다. 사실 확인조차 해보지 않고 덜컥 진상조사부터 지시하고 논란을 키운 것이다. 친일 논란의 불씨를 계속 지피려는 선동 정치라는 지적이 나오는 까닭이다.
민주당은 최근 윤 대통령이 탄핵에 대비해 계엄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 역시 아무런 근거가 없는 데다 사실 확인도 하지 않았다. 광우병, 사드, 후쿠시마 오염수에 이어 계엄령, 독도 지우기 의혹까지 괴담과 음모론의 계보를 대체 어디까지 이어 갈 셈인가. 지금 국민 의식이 어느 수준인데 아직도 이런 선동이 통한다고 보는지 딱할 뿐이다. 제1야당이 민생 정치에 앞장서 주지는 못할망정 황당한 음모론으로 쪽박이나 깨는 일은 제발 그만두기 바란다.
2024-08-27 3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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