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지진 발생에 일본여행 조마조마
日서도 행사·숙박 예약 취소 잇따라
지각변화 없으면 15일 ‘지진 정보’ 해제
4일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출국장이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떠나려는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2024.8.4 연합뉴스
11일 여행업계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지난 8일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거대 지진 주의)를 발표했다.
난카이 해곡 대지진은 수도권 서쪽인 시즈오카현 앞바다에서 시코쿠 남부, 규슈 동부 해역까지 이어진 난카이 해곡에서 100~150년 간격으로 발생한다는 지진이다.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8일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9일 가고시마현 오사키에 있는 한 가정집이 무너져 있다. 2024.08.09 AP 뉴시스
일본 규슈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8일 규모 7.1 지진이 발생한 뒤 9일 가고시마현 오사키에 있는 한 식당 주방의 비품들이 쓰러져 있다. 2024.08.09 AP 뉴시스
일본 정부는 난카이 해구 대지진이 30년 이내에 발생할 확률을 70~80%로 보고 있다. 규모 8~9에 달하는 지진이 일어나면 23만여명에 달하는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오고, 건물 209만 채가 피해를 볼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바 있다.
앞서 난카이 해곡 주변에서는 1944년에 규모 7.9 지진, 1946년에 규모 8.0 지진이 각각 발생한 바 있다.
일본은 이달 15일이 ‘오봉’이라 불리는 명절이어서 해마다 8월 중순이면 고향을 찾거나 여행을 떠나는 사람이 많다. 일본 주요 기차역은 전날 귀성객과 관광객으로 붐볐으나, 지진 대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일부 지자체는 해수욕장 운영을 중지하고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했으며, 숙박 예약 취소 사례도 잇따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진 발생 시 피해가 예상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방재용품 판매량과 방재 관련 애플리케이션(앱) 다운로드 횟수도 급증했다.
8일 일본 서부 미야자키에서 지진 경보가 발령돼 건물 안에 있던 사람들이 밖으로 대피하고 있다. 이날 오후 미야자키현 앞바다에서 규모 6.9의 지진이 발생해 미야자키현과 고치현에 쓰나미 주의보가 내려졌다. 2024.08.08 미야자키 AP 뉴시스
여행업계는 “당분간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책을 세우겠다”며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일정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는지 문의는 있지만 취소 문의는 거의 없다”며 “공항이 폐쇄 또는 폐허가 되거나 행사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 아니어서 여행 취소를 검토하지는 않고 상황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 대신 다른 관광지를 찾는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일본 기상청은 난카이 해곡 대지진과 관련해 지각 뒤틀림을 관측하는 지점 3곳에서 미야자키현 지진 이후 특별한 이상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향후 지각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오는 15일 오후 5시에 난카이 해곡 지진 임시 정보를 해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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