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 연금·만원 주택·어선 임대… ‘살고 싶은 신안’ 만들 것”

“햇빛 연금·만원 주택·어선 임대… ‘살고 싶은 신안’ 만들 것”

류지홍 기자
류지홍 기자
입력 2024-08-08 00:02
수정 2024-08-0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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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민의 삶의 질 높이고 인구 유출 막는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

지방소멸 고위험 1위의 혁신
4년 전 인구 감소율 3.3%까지 올라
태양광발전단지로 ‘햇빛연금’ 조성
군민 28%, 1인당 10만~40만원 지급
연금 받는 5개 지역 인구 726명 늘어

어선 임대·만원 임대주택 사업
41척 어선 임대로 51명 고용 창출
지역 어업인에 연 0.1% 저금리 제공
청년·신혼부부에 임대료 월 1만원
섬 학교 전학 가구, 집·일자리 지원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 1위였던 신안군의 인구가 다시 늘고 있습니다. 매 분기에 나오는 햇빛연금과 일자리가 소득을 만들고 다양한 도시 기반시설 조성으로 살기 좋은 신안을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는 7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군민의 삶을 바꾸는 혁신 정책’을 다시 한번 강조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 박 군수는 “지방소멸 대응을 위해 태양광 등을 통한 주민 소득 증대와 어선 임대사업 등의 일자리 창출로 ‘살고 싶은 신안’의 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만원 임대주택과 학교 살리기, 시내버스 공영제 등 도시 기반시설 조성을 확대해 군민 삶의 질을 높이고 인구 유출을 방지하겠다”는 각오도 다졌다. 다음은 주요 사업과 현안에 대한 박 군수와의 일문일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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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7일 군수실에서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퍼플섬을 상징하는 보라색 셔츠를 입고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 군수는 장례식장에도 보라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조문한다. 퍼플섬은 안좌도 부속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를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단장한 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에 포함됐고, 같은 해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의 별’ 본상을 받았다. 신안군 제공
박우량 전남 신안군수가 7일 군수실에서 지역의 대표 관광지인 퍼플섬을 상징하는 보라색 셔츠를 입고 서울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 군수는 장례식장에도 보라색 셔츠에 검은색 넥타이를 매고 조문한다. 퍼플섬은 안좌도 부속 섬인 반월도와 박지도를 합쳐 부르는 이름으로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단장한 뒤 세계적인 관광지가 됐다. 2021년 유엔세계관광기구(UNWTO)가 선정한 ‘세계 최우수 관광 마을’에 포함됐고, 같은 해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의 별’ 본상을 받았다.
신안군 제공
-신안군 인구 증가의 의미와 요인은.

“2022년 3만 7858명이었던 신안 인구는 올해 6월 기준 3만 8222명으로 364명이 늘었다. 2020년 3.3%까지 올랐던 인구 감소율은 2021년 1.9%, 2022년 0.9%로 떨어졌고 지난해부터 다시 인구가 늘고 있다. 인구소멸 자치단체 89개 지역 중 지난해 기준 9개 시·군·구 인구가 증가했는데 그중 신안군이 4위를 차지했다. 1위인 대구 서구와 2위인 부산 동구, 3위인 충남 예산군은 모두 대도시이거나 도청소재지 군으로서 인구 증가 요인이 있는 곳이다. 하지만 신안군은 유일하게 도시적 요인 없이 인구 증가를 이뤘다. 신안의 인구 증가는 태양광발전단지 조성에 따라 햇빛연금을 받는 5개 지역에서 두드러지고 있어 햇빛연금이 인구 증가를 이끌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다. 햇빛연금을 받는 5개 지역 인구는 2021년 1만 302명에서 지난 6월 기준 1만 1028명으로 726명이 늘었다.”

-햇빛연금의 혜택은.

“신안군 신재생협동조합은 태양광발전사업의 수익금 중 주민참여에 따른 주민 이익 배당금인 햇빛연금을 분기별로 지급하고 있다. 안좌도와 자라도는 2021년 4월부터 전국 최초로 햇빛연금을 받기 시작했고 2021년 11월 지도, 2022년 4월 사옥도에 이어 지난해 임자도가 다섯 번째로 받게 됐다. 태양광발전사업 협동조합에 가입한 임자도 주민 3208명은 지난해부터 분기별로 1인당 10만~40만원의 햇빛연금을 신안 상품권으로 받고 있다. 현재 신안 5개 섬에서 햇빛연금을 받는 조합원은 전체 군민의 28%인 1만 775명이다. 앞으로 증도와 비금도 등의 태양광사업이 마무리되면 전체 주민의 46%가 햇빛연금을 받을 전망이다.”
-인구 증가를 위한 일자리 창출은.

“청년 어업인 지원과 수산업 활성화를 위해 2019년 전국 최초로 어선 임대사업을 시작했다. 지방소멸 대응 기금 58억원과 군비 34억원 등 100억여원을 투입해 현재까지 총 41척의 어선 임대로 51명의 고용 창출과 64억원의 어획 실적을 올렸다. 어선 임대사업이 성과를 내면서 어민 소득 증대는 물론 지역 일자리 창출로 인구 유출을 방지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어선 임대사업은 신안군이 어선을 매입해 지역에 거주하는 어업인들에게 연간 0.1%의 저리로 임대하는 방식이다. 어선 임대사업이 인기를 끌면서 100여척의 추가 수요가 예상돼 정부에 국비 지원을 건의하는 한편 재단법인 설립을 통한 사업 규모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인구 유입을 위한 섬 주거 환경 개선 방안은.

“신안군은 인구 유입을 위해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부담을 완화할 ‘만원 임대주택 지원사업’을 추진했다. ‘임대주택 지원사업’은 신안군이 압해읍의 연립 임대주택 27호를 매입해 재임대하는 사업으로 자녀가 있는 가족과 신혼부부에게 임대료 월 1만원에 공급하고 있다. 임대주택 입주자들은 신안군으로 전입해야 하며 계약기간은 최초 계약 2년과 1회 연장으로 4년까지 거주할 수 있어 청년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 지난 3월 전남도의 전남형 만원주택 공모사업에 선정돼 2026년 상반기까지 50호의 임대주택을 더 건설할 계획이다.”

-작은 섬 학교의 폐교 대책은.

“인구 유출을 막기 위해 섬 지역 ‘작은 학교 살리기’에도 힘쓰고 있다. 1949년 개교해 섬마을을 지켜 온 작은 섬 학교인 홍도분교가 신입생이 없어 폐교 위기에 처하자 홍도분교에 입학 또는 전학하는 가구에 숙소와 매월 320만원 상당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아동 1인당 연간 40만원의 햇빛아동수당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제시해 학생들을 모집했다. 6학년 학생 2명이 졸업하면서 학생이 끊길 위기를 맞았던 홍도분교는 현재 3가구 6명의 학생이 전입해 폐교 위기를 넘긴 상황이다. 학교가 없는 섬은 무인화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도시 인프라의 가장 기본인 ‘작은 학교 살리기’를 계속 추진해 나갈 방침이다.”

-섬 지역의 약점인 교통 인프라는.

“2013년 전국 최초로 도시 인프라 강화를 위한 시내버스 공영제를 도입했다. 섬으로 이뤄진 지역 특성상 운송사들의 적자가 심각해 막대한 재정 지원과 운행 중단이 반복되는 문제점을 해소하고 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과감한 정책을 추진했다. 최근 ‘버스 공영제사업 경제성 분석 검토 용역’ 결과 기존 민영제에 비해 연간 160억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내고 있고, 민영제와 준공영제에 비해 훨씬 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의 이용객 수 증가와 군민 이동량 증가, 이동 편의성 향상, 지역 상권 활성화 등의 다양한 효과를 화폐적 가치로 환산한 것이다. 여기에 군민 삶의 질 향상과 관광 효과 등 화폐적 가치로 환산하기 어려운 정성 편익을 반영할 경우 경제적 가치는 훨씬 더 높아질 전망이다.”
2024-08-08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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