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 무심코 중독, 파괴된 일상
청소년 SNS 중독의 악순환
해마다 늘어나는 스마트폰 과의존자기 통제력 떨어지고 우울감 겪어
조기에 상담·치료해야 중독 막아
“자녀 ‘중독자’ 취급 땐 더 과격해져
과의존 야기된 주변 환경 개선해야”
지난 17일 한 청소년이 얼굴을 감싼 채 길가에 주저앉아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중독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은 이를 벗어나는 과정에서 심한 우울증을 겪기도 한다.
오장환 기자
오장환 기자
지난달 19일 찾은 전북 무주의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곳곳에는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어려움을 겪는 청소년들의 ‘생활 목표’가 붙어 있었다. 겉보기엔 밝은 모습이었지만 이곳에서 지내는 아이들은 과의존을 끊어 내기 위해 2주간 스마트폰을 반납하고 여러 번 고비를 넘었다. 캠프 시작 1주일이 지나자 전체 입소자 17명 중 4명이 중도 퇴소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인한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을 호소했다. 스마트폰 사용을 말리는 가족과 불화가 발생하는 건 다반사다.
전북 무주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에서 열린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 대상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지난달 19일 멘토와 도미노로 글자를 만들고 있다.
무주 김주연 기자
무주 김주연 기자
전북 무주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에서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지 않고 교실에서 상담 선생님의 강의에 열중하는 모습.
무주 김주연 기자
무주 김주연 기자
교실 뒤편에는 학생들이 적은 ‘인터넷에 중독되는 이유와 과의존 해소 방법’ 활동지가 붙어 있다.
무주 김주연 기자
무주 김주연 기자
10년째 스마트폰·인터넷 과의존 청소년을 위한 치유캠프를 운영 중인 심용출 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 기획운영부장은 “초창기엔 게임을 많이 하는 남학생이 주로 찾았다면 갈수록 여학생도 SNS 등을 많이 하는 과의존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스마트폰 과의존으로 전문 상담까지 받는 이들은 4년 새 2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성년자를 중심으로 여성의 상담 증가율이 40%를 훌쩍 넘었다.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이 성별과 나이를 가리지 않고 늘고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쉼센터를 찾은 남성은 지난해 3만 1207명으로 여성(2만 6232명)보다 여전히 많지만, 비중은 2020년 56.5%에서 지난해 54.2%로 줄었다. 4년 만에 10대, 20대, 30대 등에서 여성의 스마트폰 과의존이 남성보다 더 많이 늘어난 영향이다.
취업을 준비 중인 대학생 최준성(24·가명)씨는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했다. 성인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으려 정신의학과 문턱까지 갔다 되돌아오기도 했다. 최씨는 “친구를 만나 스트레스를 풀 기력도 없다 보니 온라인 커뮤니티를 하루에 7~8시간씩 본다”면서 “커뮤니티에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수시로 올라와 공부에 집중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과의존이 폭력, 가족과의 불화, 사회적 고립 등으로 발전하기 전에 손을 써야 한다고 지적한다. 10대는 부모 손에 이끌려 상담이라도 받지만 20대부터는 상담까지 받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유아동 등 어릴 때일수록 사용 습관을 바로잡기가 더 수월하다.
한우서 서울스마트쉼센터 소장
2024-07-31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