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장, 사건 25일만에 ‘문자 사과’” 훈련병 유족 분통

“중대장, 사건 25일만에 ‘문자 사과’” 훈련병 유족 분통

김소라 기자
김소라 기자
입력 2024-07-24 09:07
수정 2024-07-24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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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속 기로 놓이자 두 번 문자메시지 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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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의 피의자로 구속기소된 중대장(대위)가 사건 25일만인 지난달 17일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과했다. 자료 : MBC PD수첩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의 피의자로 구속기소된 중대장(대위)가 사건 25일만인 지난달 17일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과했다. 자료 : MBC PD수첩
규정을 어긴 군기훈련을 받던 훈련병이 숨진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육군 12사단 중대장(대위)이 훈련병의 유족에게 사건 25일만에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과하자 유족이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3일 방송된 MBC ‘PD수첩’에 따르면 중대장 A씨는 지난달 17일 훈련병 B씨의 어머니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병원에서 뵙고 그 이후에 못 찾아봬 늘 죄송스러운 마음이 가득하다”며 “한번 부모님을 만나뵙고 싶은데 괜찮으신지요”라고 물었다.

중대장이 유족에게 사과한 것은 지난 5월 23일 B씨가 숨진 지 25일 만이다.

A씨는 이틀 뒤인 지난달 19일 B씨 모친에게 한번 더 문자메시지를 보내 “계속 그날을 되뇌이면서 깊이 반성하고 또 죄송한 마음 가득하다”면서 “유가족분들에게 사죄를 하고 싶은데 기회를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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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의 피의자로 구속기소된 중대장(대위)가 사건 25일만인 지난달 17일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과했다. 자료 : MBC PD수첩
육군 12사단 훈련병 사망사건의 피의자로 구속기소된 중대장(대위)가 사건 25일만인 지난달 17일 숨진 훈련병의 어머니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사과했다. 자료 : MBC PD수첩
중대장이 유족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낸 시점은 중대장과 부중대장(중위)이 구속 기로에 놓인 시기였다. 강원경찰청 수사전담팀은 지난달 13일 첫 피의자 조사 후 닷새 만인 18일 영장을 신청했다. 춘천지검은 19일 이들에 대한 영장을 청구했으며 춘천지법은 이틀 뒤인 21일 영장을 발부했다.

B씨 어머니는 중대장의 뒤늦은 사과 문자에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B씨 어머니는 “구속영장 한다고 한 날인가 그날도 문자가 왔다”며 “그런 미안한 감이나 진정성이 없다고 믿는다. 25일이 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PD수첩은 B씨와 함께 얼차려를 받은 동기들과 가족들을 통해 중대장의 군기훈련이 가혹했다고 전했다.

B씨와 함께 얼차려를 받은 동기의 아버지는 “만약 그 두 바퀴, 세 바퀴를 다 돌았다면 큰일이 벌어졌을 것”이라며 “아내는 그 사건 이후 우울증에 걸려서 아들의 방만 보면 눈물을 흘린다”고 안타까워했다.

B씨의 훈련소 동기 C씨의 누나는 “연병장에서 모든 사람이 보는 앞에서 훈련을 시킨 것 자체가 공포감을 조성하기 위해 한 행동”이라며 “다른 훈련병도 그 모습을 보고 ‘저 사람 말은 무조건 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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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차려’ 사망사건의 피해자인 훈련병의 유족이 숨진 훈련병의 납골당을 찾았다. 자료 : MBC PD수첩
‘얼차려’ 사망사건의 피해자인 훈련병의 유족이 숨진 훈련병의 납골당을 찾았다. 자료 : MBC PD수첩
한편 춘천지검은 지난 15일 중대장과 부중대장을 학대치사와 직권남용가혹행위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5월 23일 강원도 인제 육군 12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훈련병 6명을 대상으로 군기훈련을 실시하면서 군기훈련 규정을 위반하고, 이 중 실신한 B씨에게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감정서에 따르면 A훈련병은 열사병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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