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하원 총선, 보수당 120여석 그쳐
노동당, 과반 의석 확보…14년만 정권 교체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하원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2024년 7월 5일 AFP 연합뉴스
보수당, 창당 이래 최악의 참패5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수낵 총리는 이날 총리 공관인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연설을 통해 “패배에 대한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수낵 총리는 “영국이 2010년보다 더 번영하고 공정해졌으며 회복력을 갖췄다”면서 보수당의 지난 14년간의 성과를 자평했다. 이어 차기 총리가 될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를 향해 “그는 우아하고 공공 의식이 있는 사람이며 그의 성공은 국가 전체가 공유할 것”이라고 찬사를 표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가 5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앞에서 하원 총선 참패의 책임을 지고 사의을 표명하고 있다. 2024년 7월 5일 EPA 연합뉴스
보수당은 직전 총선 대비 251석이나 줄어든 12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이는 1934년 창당 이후 190년만의 최악의 성적이다. 수낵 총리는 자신의 지역구를 간신히 지켰으나 그랜트 섑스 국방장관과 알렉스 초크 법무장관, ‘역대 최단명 총리’로 기록된 리즈 트러스 전 총리 등 거물들이 줄줄이 쓴맛을 봤다.
2010년 집권한 보수당은 유럽 금융위기와 ‘브렉시트’, 코로나19 팬데믹와 급격한 인플레이션 등 14년간의 파동을 겪었다. 고물가와 공공 서비스 악화, 이민자의 유입 증가 등에 대처하지 못하면서 민심을 잃어갔다.
특히 팬데믹 당시 보리슨 존슨 전 총리가 총리 공관 등에서 직원들과 술을 마시고 난동을 부린 ‘파티게이트’는 영국 국민들이 보수당으로부터 등을 돌리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구원투수’로 나선 트러스 전 총리는 인플레이션이 극심한데도 대규모 감세 정책을 펴 채권금리가 급등하는 혼란을 일으킨 뒤 49일만에 물러나며 국민들의 환멸을 샀다.
14년만의 노동당 재집권 “변화는 지금 시작”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대표가 5일(현지시간) 총선 승리 연설을 하고 있다. 2024년 7월 5일 AFP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