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 설치 공약’ 논란에 김완섭 환경장관 후보자 “환경 파괴하며 한다는 사람 없어”

‘케이블카 설치 공약’ 논란에 김완섭 환경장관 후보자 “환경 파괴하며 한다는 사람 없어”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24-07-05 15:45
수정 2024-07-05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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텀블러 들고 출근… “억지 규제보다 수요자에 이익 주는 정책 효과”

“전문가만큼 지식은 없어…소통 보완”
총선 때 치악산 ‘케이블카 공약’ 논란
“환경 지키는 전제로 있으면 좋겠다는 것”
野 “‘환경 포기’ 선언” 지명 철회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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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청문준비사무실 첫 출근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청문준비사무실 첫 출근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5 연합뉴스
기획재정부 ‘예산통’으로 불리는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는 5일 자신을 둘러싼 환경 관련 전문성 논란에 대해 “제가 환경 전문가만큼 지식이 있다고 할 수는 없다”며 환경부 공무원들과 소통하며 전문성 부분을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지난 총선 당시 치악산 국립공원에 케이블카 설치 공약에 대해 “환경을 지키는 전제 하에 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지 환경을 파괴하면서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보은 인사다 아니다’ 제 위치에서
말하기 어렵다…한 번 지켜봐 달라”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이룸센터에 마련된 사무실에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해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재정 당국에서 환경부 예산을 가장 많이 다뤄온 편에 속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김 후보자는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공직 생활 대부분을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을 담당하며 보냈다. 기재부 사회예산심의관 등을 지내며 환경부 예산을 조정해본 것이 사실상 유일한 환경 분야 경험으로 꼽힌다.

김 후보자는 “부족한 지식은 수십 년간 환경업무를 해온 환경부 공무원들과 소통하면서 보완하겠다”면서 “한 번 지켜봐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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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청문준비사무실 첫 출근
김완섭 환경부 장관 후보자, 청문준비사무실 첫 출근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의 한 건물로 들어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7.5 연합뉴스
일각에서는 기후위기로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등 산업계와의 조정 업무가 산적한 상황에서 환경 분야 경험이 거의 없는 김 후보자가 복잡한 이해관계를 잘 조정해갈 수 있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총선 낙선자 챙겨주기’로 지명됐다는 지적에는 “인사권자가 여러 가지를 고려해 인사를 하셨을 것으로 ‘보은 인사다 아니다’는 제 위치에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했다.

개인 다회용 컵을 들고 출근한 김 후보자는 “텀블러를 사용하면 적립도, 할인도 해준다”며 일회용 컵 감축 정책에 대해 “억지로 하는 것보다 (정책) 수요자들이 채택하기 쉽고 또 이익도 얻을 수 있어야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규제보다 ‘자발성’에 기대 일회용 컵을 비롯한 일회용품을 줄이려는 현재 정책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총선 때 강원 원주시을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마해 ‘치악산국립공원 케이블카 건설’을 공약했던 것과 관련해 “장애인과 어르신들 이동권을 생각해 환경의 가치를 지키는 전제하에 (케이블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한 것”이라면서 “이제는 환경을 파괴해가면서 (케이블카 설치를) 하겠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출마 당시 “케이블카가 건설되면 교통약자가 오르기 어려웠던 치악산을 관광할 수 있게 돼 관광객 유입을 늘리게 된다”면서 “자연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친환경 공법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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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표정의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
밝은 표정의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 김완섭 신임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5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준비단 사무실로 향하고 있다. 2024.7.5 연합뉴스
환경부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 허용
울주·경남 등 지자체 케이블카 ‘붐’
野·환경단체 “환경부 없앤 것” 비판
환경부는 지난해 2월 국립공원 공원자연보존지구와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등 여러 보호구역으로 중복해 지정된 설악산에 추가로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사업을 허가했다. 이후 여러 지역에서 ‘붐’이 일면서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환경부 결정이 임박한 사업은 울산 울주군 신불산군립공원에 케이블카를 놓는 사업은 지난달 10일 낙동강유역환경청에 환경영향평가 초안이 제출돼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5년까지 총 644억원을 들여 등억온천단지에서 신불산 억새평원까지 2.48㎞에 1선 케이블카를 놓은 사업이다.

지역의 숙원사업으로 불리지만 환경단체에 더해 불교계도 환경파괴와 함께 상부 정류장이 통도사와 가까워 수행환경이 훼손될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앞서 2018년에는 환경영향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신불산 케이블카 설치가 무산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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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 서울신문 DB
강원 정선 가리왕산 케이블카. 서울신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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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단체,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기자회견
환경단체,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기자회견 지난달 19일 전북지방환경청 앞에서 전북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지리산 케이블카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2024.6.19 연합뉴스
지리산 케이블카 설치사업도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경남에서는 경남도와 산청군, 함양군이 공동 구성한 입지선정위원회에서 산청군이 제시한 ‘중산리~장터목’으로 추진 노선을 단일화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2012년 산청군, 함양군, 전남 구례군과 전북 남원시 등 4개 지방자치단체가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면서 국립공원계획 변경을 요구하자 모두 반려하면서 ‘4개 지자체가 합의해 단일노선을 가져와야 한다’라는 원칙을 세우고 개별 지자체 신청은 반려해왔다.

환경단체 녹색연합은 김 후보자 지명에 성명을 내고 “환경부 장관이 갖춰야 할 전문성이 ‘재무재정’이라고 여긴다는 점을 보여주는 개각”이라면서 “윤석열 정부는 환경부를 없앤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윤석열 정부의 ‘환경 포기 선언’”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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