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훈 “도전하는 인간”… 구교환 “눈이 텅 빈 인간”

이제훈 “도전하는 인간”… 구교환 “눈이 텅 빈 인간”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4-07-02 01:01
업데이트 2024-07-02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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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개봉 ‘탈주’ 이제훈·구교환

이, 남으로 탈출하려는 북한 병사
구에게 연기 러브콜… 마침내 만나
“관객들 잊고 있던 도전 찾게 될 것”

구, 탈주병 추격하는 보위부 소좌
마음 깊이 있는 ‘부끄러움’을 표현
“이, 엄청난 연기 몰입도에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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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에서 북한군 중사 ‘규남’ 역을 맡은 이제훈 배우는 “관객에게 진심이 잘 전달될까 끊임없이 질문하고 확인받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탈주’에서 북한군 중사 ‘규남’ 역을 맡은 이제훈 배우는 “관객에게 진심이 잘 전달될까 끊임없이 질문하고 확인받는 과정이라 생각하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목숨 걸고 탈주하는 인물의 심정을 관객들이 느껴 주시길 바랍니다.”

3일 개봉하는 영화 ‘탈주’에서 북한군 중사 규남을 맡은 배우 이제훈(40)은 이렇게 말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영화에 대해 “그저 쫓고 쫓기는 이들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영화는 휴전선 인근 북한 최전방 부대에서 10년 만기 제대를 앞둔 북한군 중사 규남의 탈주를 그렸다. 규남은 늪이 나타나면 빠져 죽어도 된다는 마음으로 늪을 건너고, 밟는 순간 죽을지도 모를 지뢰밭으로 망설임 없이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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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에서 북한군 중사 ‘규남’ 역을 맡은 이제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탈주’에서 북한군 중사 ‘규남’ 역을 맡은 이제훈.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이제훈은 “해가 질 무렵 산꼭대기 위에서 내달리는 장면에서 전속력으로 뛰는데 숨이 너무 가빠서 ‘이러다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진흙탕에 완전히 잠겼다가 가까스로 탈출하는 장면 역시 위태롭기 그지없다. 실제 규남의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 주려 밥을 굶기도 했단다.

탈주병 조사를 위해 부대로 온 보위부 소좌 현상은 어린 시절 알고 지내던 규남이 탈주하려 했음을 알아챈다. 규남을 오히려 탈주병을 체포한 영웅으로 둔갑시킨 뒤 사단장 직속 보좌 자리까지 마련해 주며 실적을 올리려 한다. 그러나 규남이 본격적인 탈출을 감행하자 물러설 수 없는 추격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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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에서 도망치는 규남을 추적하는 보위부 소좌 ‘현상’ 역의 구교환 배우. 그는 “마음 깊이 있는 현상의 ‘부끄러움’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고 강조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탈주’에서 도망치는 규남을 추적하는 보위부 소좌 ‘현상’ 역의 구교환 배우. 그는 “마음 깊이 있는 현상의 ‘부끄러움’을 보이기 위해 애썼다”고 강조했다.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현상 역을 맡은 배우 구교환(42)은 이날 이제훈과 같은 카페에서 진행된 별도 인터뷰에서 “현상은 ‘눈이 텅 비어 있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직진하며 도망치는 규남과 달리 현상은 갈지자로 오가며 그를 쫓는다. 미제 립밤을 바르고 머리는 포마드로 빗어 넘겼다. 인정받는 군인이자 능력도 갖췄다. 피아니스트를 꿈꾸며 러시아 유학을 했지만 군인이 된 인물로, 성적 정체성을 의심케 하는 장면도 나온다.

놓치고 괴로워하는 기존 추격극의 관습과 달리, 현상은 맹렬하지만 여유롭게 규남을 따라간다. 연출을 맡은 이종필 감독은 이를 가리켜 “이제훈이 맡은 규남은 재규어, 구교환은 공작”이라 비유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는 배우 이제훈이 2021년 청룡영화상 시상식에서 “구교환과 함께 연기하고 싶다”고 공개적으로 러브콜을 보내고, 구교환이 이에 화답하며 성사됐다. 이 감독은 지난달 기자시사회에서 “현상은 원래 단순한 추적자 캐릭터였는데, (구교환과 함께하기 위해) 좀더 입체적인 인물로 대본을 다듬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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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탈주’에서 도망치는 규남을 추적하는 보위부 소좌 ‘현상’ 역의 구교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탈주’에서 도망치는 규남을 추적하는 보위부 소좌 ‘현상’ 역의 구교환.
플러스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구교환은 “잘 풀릴 만하면 장애물인 규남이 나타난다. 그래서 머릿속에 ‘규남을 막아라’는 생각을 한다”면서도, 현상의 마음 깊이 있는 ‘부끄러움’에 대한 감정을 꼽았다. “자기 손에 닿아야 할 게 건반이었지만 총이어서 부끄럽다고 생각했을 것 같다. 후반부에 자기 부하를 향해 ‘지금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하라’고 했는데, 그건 한마디로 현상이 자신에게 하는 질문”이라고 했다.

상대역인 이제훈에 대해 “몰입도가 엄청나더라. 육체적으로 고된 장면을 해내는 게 감동스러웠다”고 엄지를 치켜들었다.

이제훈은 이번 영화에 대해 “배경이 북한이기 때문에 관객들은 기존 작품들을 떠올리겠지만 이데올로기를 벗어난 영화”라면서 “현상은 규남에게 탈출의 계기를 심어 준 인물이고, 현상은 규남을 통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본다. 특히 규남은 실패할지언정 도전하는 인물이다. 관객들이 그동안 잊고 있던 도전이 무엇일지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2024-07-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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