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도 사나~” 해녀 노 젓는 소리에, 물 건너온 크루즈 관광객들 “원더풀”

“이어도 사나~” 해녀 노 젓는 소리에, 물 건너온 크루즈 관광객들 “원더풀”

강동삼 기자
강동삼 기자
입력 2024-06-24 01:02
수정 2024-06-24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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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유산 4관왕 ‘해녀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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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 관광객들이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바닷가에서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의 노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 제공
크루즈 관광객들이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바닷가에서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의 노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 제공
“이어도 사나~ 이어도 사나~ /요넬저서(이 노를 저어) 어딜 가리/ 진질바당 혼골로가게(귀덕2리 마을바다에 같이 가게)/ 우리 어멍 날 낳적에 /요물질 허랜 날 낳던가.”

장마가 시작된 지난 20일 저녁 귀덕2리 어촌계회관 2층. 해녀 노 젓는 소리가 창밖으로 새어 나왔다. 15명의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 회원들은 이날도 물허벅과 테왁, 노를 저으며 한창 공연을 위한 연습을 하고 있었다.

이들은 매주 목·금요일만 되면 날씨 불문하고 집안일도 제쳐 두고 공연 준비를 위해 맹연습한다.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는 1971년 제주도 무형문화재 1호로 지정된 ‘해녀노래’를 비롯한 제주 해녀 문화를 알리기 위해 2019년 출범했다. 제주 해녀 문화의 진수를 세계로 알리는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 해녀들에게는 시연 수당으로 약간의 공연비를 받는 게 전부여서 사실상 이들의 활동은 ‘무보수 자원봉사’다.

해녀노래보존회 회원은 연령층이 40대부터 70대까지 다양하다. 필리핀 출신 해녀도 있다. 델리야(46)씨는 한수풀해녀학교 1기생으로 시어머니를 따라 해녀가 됐다. 동료 해녀들은 “문어도 곧잘 잡고 노래보존회 활동에도 열심인 당찬 회원”이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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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들이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어촌계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시식하고 있다. 귀덕2리 어촌계 제공
제주를 찾은 크루즈 관광객들이 지난 15일 제주시 한림읍 귀덕2리 어촌계 앞바다에서 해녀들이 잡아 올린 싱싱한 해산물을 시식하고 있다.
귀덕2리 어촌계 제공
현안열(55) 강사는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되면서 해녀 공연을 보기 위해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고 있다”면서 “벌써 6차례 공연을 펼쳤고 10월과 11월 4차례 공연을 앞두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크루즈 여행객들이 귀덕2리 바닷가에 도착하면 50여분간 해녀노래 공연과 물질 시연을 펼친다”면서 “공연 뒤에는 전복, 뿔소라, 성게 등 해산물을 즉석에서 시식하는 기회를 제공해 외국인들이 ‘원더풀’을 연발한다”고 했다. 지난 19일 기준 올해 국제크루즈 선석 배정 현황에 따르면 제주항에 156척, 서귀포 강정항에 149척 등 총 305척이 입항한다.

해녀 문화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세계중요농업유산 등재 등 국내외 유산 등재 4관왕이다. 한수풀해녀노래보존회의 해녀노래 공연과 체험은 제주 해녀 문화를 관광과 연계한 대표적인 브랜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2024-06-2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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