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나흘간 PGA챔피언십
韓 선수들 장타보다 ‘쇼트’ 강해
유해란·성유진 등 21명 도전장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활동하는 한국 선수의 ‘우승 가뭄’이 시즌 16번째 대회에서 해갈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한국 선수의 ‘무관’ 장기화는 20년 사이 대회 코스가 1개 홀 길이 정도 늘어난 것과 직결된다.20일부터 나흘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21명이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이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하면 2000년 6월 박지은 이후 24년 만에 시즌 16번째 대회에서 한국인 우승자가 탄생하는 것이다.
한때 세계 최강이었던 한국 여자골프가 장기 무관으로 전락한 것은 코스 길이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LPGA는 대회 스폰서 유치와 시청률 등을 위해 미국 선수 등 서양인의 우승을 선호하기에 코스 전장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코스가 길면 대회 내내 걷고 장타를 쳐야 하기 때문에 피지컬이 좋은 서양 선수들이 유리하다.
실제로 지난 17일 미시간주 벨몬트의 블라이더필즈 컨트리클럽(6638야드)에서 끝난 시즌 15번째 대회인 마이어 클래식 마지막 날 경기 막판 안나린이 체력 부족에 따른 집중력 저하로 16·18번 홀에서 잇달아 보기를 범하며 한때 올랐던 선두 자리를 2타 차로 내줬다.
이번 대회의 길이는 6831야드로 10년 전 박인비가 우승한 이 대회의 뉴욕주 피츠퍼드의 먼로 골프클럽(6717야드)보다 114야드 늘어났다. 안시현이 이 대회에서 깜짝 준우승한 2004년 델라웨어주 윌밍턴의 듀폰 컨트리클럽(6408야드)과 비교하면 423야드 길어졌다.
이번 시즌 LPGA 드라이브 비거리 20위 내에 있는 한국 선수는 김아림(270.246야드·16위)이 유일하다. 장타 1위는 평균 비거리가 278.848야드인 오스턴 김(호주)이다.
반면 쇼트 게임에선 유해란(3위), 성유진(6위), 김세영(13위), 최나연(14위) 4명이 20위 이내다. 장타보다는 정교한 플레이에 능한 한국 선수들이 길어진 코스에 적응하지 못한 것이 무승 장기화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2024-06-20 23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