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서라도 결혼시키자”…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커플, ‘영혼결혼식’ 눈길

“죽어서라도 결혼시키자”…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커플, ‘영혼결혼식’ 눈길

류재민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24-06-18 14:11
업데이트 2024-06-18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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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결혼식 앞둔 중국계 커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영혼결혼식 앞둔 중국계 커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캡처
결혼을 앞두고 불의의 교통사고로 숨진 중국계 말레이시아인 커플을 위해 유가족들이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기로 해 눈길을 끌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8일 현지 중국어 매체 차이나 프레스를 인용해 지난달 24일 말레이시아 북서부 페락의 한 도로에서 차 전복사고로 숨진 말레이시아 용과 사자 스포츠댄스 협회 소속 국제심판 양진산(31)씨와 말레이시아 식품 가공 공장에서 일하던 그의 여자친구 리모(32)씨의 사연을 소개했다.

지난 3년간 교제해 온 두 사람은 당초 양씨가 이달 중 태국에서 정식으로 청혼한 후 곧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었으나 안타깝게도 지난달 함께 세상을 떠났다. 슬픔에 잠긴 가족들은 두 사람이 사후 세계에서라도 부부가 될 수 있도록 영혼결혼식을 올려주기로 결정했다. 가족들은 이들을 위해 결혼사진도 제작했다.

중국에서 ‘영혼 결혼’이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망자에게 배우자를 찾아주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의 전통 신앙에 따르면 사람이 결혼과 같은 소원을 이루지 못하고 죽으면 내세에서 평화를 찾지 못하고 다시 돌아와 산 사람을 괴롭힐 수 있다고 믿는다.

영혼 결혼은 두 종류가 있는데 결혼을 앞둔 커플이 숨졌을 경우 유족들이 결혼식을 올려주는 것과 결혼을 약속하지 않은 남녀를 사후에 중매인을 통해 연결해주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후자의 경우 부모가 중매인을 통해 죽은 자식에게 적합한 죽은 배우자를 찾고, 다른 가족의 배경, 직업, 나이 등을 묻고, 궁합이 맞는지 사진을 요청하는 절차를 거쳐 결혼식을 올리고 시체를 무덤에 함께 묻는다고 한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 의식이 남겨진 유족들이 정신적인 위안으로 삼는 데에는 도움이 되지만, 시신을 함께 묻는 의식이 수반되는 경우가 많아 시신 불법 거래 등 범죄와 연관될 개연성도 크다고 지적했다. 특히 젊은 여성의 시체가 상품화돼서 문제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류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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