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훔치고 싶은 문장]

[훔치고 싶은 문장]

입력 2024-06-07 02:44
수정 2024-06-07 0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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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더 일찍 오려면(정진호 글·그림, 사계절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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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나나가 일찍 도착하려면 택배 기사는 새벽에 출발해야 한다.”

주문과 배송 그리고 도착. 이제는 너무나 익숙하고 편리한 온라인 쇼핑의 이면에는 택배 기사, 주유소 직원, 철로 정비사, 식당 주인 등 다양한 노동자들이 있다. 우리 사회를 잇는 것은 어쩌면 노동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노동 감수성’을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그림으로 전하고 있다. 44쪽. 1만 5000원.

소셜 클럽(이지은 지음,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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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람들의 선의는 공동의 문제를 봉합해 버리면서도, 봉합되어 버렸다는 사실마저 감추는 기능을 한다.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우리의 선의는 어떤가.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선량함’은 실은 우리의 불편함을 제거하기 위한 기만이다.”

세월호와 페미니즘 그리고 촛불까지. 2010년대 한국 사회의 역동적인 변화로 한국문학은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맞았다. 이런 변화를 아주 세심하고 묵직한 언어로 포착하는 현장 문학평론가 이지은의 첫 번째 문학평론집이다. 그의 평론 중에서도 오직 사회적 문제의식이 드러난 글들만 묶었다. 276쪽. 2만 2000원.

그때가 배고프지 않은 지금이었으면(김용택 지음,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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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저세상 어느 산골, 우리 마을 닮은 강가에 모여 마을을 만들어 살 것이다. 그랬으면 좋겠다. 나도 그 마을에 들어가 그때는 시 안 쓰고 그냥 얌쇠 양반처럼 해와 달이 시키는 대로 농사일하면서 근면성실하게 살고 싶다.”

1982년 창비에서 나온 ‘21인 신작시집’에 시를 발표하며 올해로 등단 42년을 맞은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새 시집이다. ‘섬진강’ 연작을 비롯한 그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이번 시집에도 자연의 아름다움과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이 그림처럼 담겼다. 67편의 시와 2편의 산문 그리고 시인이 직접 찍은 사진 15컷도 수록됐다. 160쪽. 1만 3000원.
2024-06-07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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