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김기춘 특별사면
최재원·구본상 복권대상
국민통합·민생경제 초점
2월 6일 설 특별사면에 포함된 김관진(왼쪽) 전 국가안보실장과 김기춘 전 청와대비서실장. 뉴스1
김 전 장관은 2012년 이명박 정부 당시 국방부 장관 재직 당시, 국군사이버사령부를 이용해 댓글공작을 하는 등 정치에 관여한 혐의로 지난해 8월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최근 대법원 재상고를 취하하면서 형이 확정됐다. 김 전 장관은 파기환송심 선고 당시 법정구속 되진 않았고 아직 집행되지 않은 형기가 남아있었지만 이번 사면으로 면제됐다. 김 전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 직속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김 전 실장은 정부에 비판적인 단체나 예술가 등을 정리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문건을 작성하도록 지시하고, 정부지원금 대상에서 배제하도록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달 24일 파기환송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김 전 실장도 대법원에 재상고하지 않으면서 형이 확정됐는데 이번 사면으로 잔여 형기를 면제받고 복권된다.
반면 김 전 실장과 함께 이 사건으로 징역 1년 2개월이 확정된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조 전 장관도 김 전 실장과 함께 재상고하지 않았던 터라 사면 대상에 오를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법무부 관계자는 ‘김 전 장관·김 전 실장 측이 사면 대상에 포함된다는 계획을 미리 알고 재상고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의에 “다수의 외부 위원으로 구성된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가 사면 대상을 올리면 국무회의를 거쳐 사면이 이뤄진다”며 “사면 여부가 사전에 교감되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세월호 유족을 불법 사찰한 혐의로 유죄가 확정된 김대열·지영관 전 기무사 참모장도 잔여 형기 집행 면제 및 복권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찰 댓글공작’ 사건으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이 확정된 서천호 전 부산경찰청장은 형 선고 실효 및 복권 대상이 됐다.
정치인 7명도 사면 대상에 포함됐다. 여권에서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징역 7년이 확정된 이우현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국회의원을 비롯해 김승희 전 의원, 이재홍 전 파주시장, 황천모 전 상주시장이 이름을 올렸다. 야권에서는 불법 정치자금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심기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포함해 박기춘 전 의원, 전갑길 전 광산구청장이 대상에 포함됐다. 김장겸·안광한 전 MBC 사장, 권재홍 전 MBC 부사장 등 언론인 4명도 사면 명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구본상 LIG 회장(왼쪽),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연합뉴스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등 경제 6단체는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공동논평에서 “사면·복권 해당 기업인들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해짐에 따라 투자와 일자리 창출 등 기업 고유의 역할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정부는 또 여객·화물 운송업, 식품접객업, 생계형 어업, 운전면허 등 행정제재에 대한 특별감면 조치와 공무원 징계 사면 등을 총 45만 5398명에 대해 실시한다. 앞서 발표된 신용회복 지원방안에 따라 소액연체 이력자 약 298만명에 대한 ‘신용사면’도 실시할 예정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앞으로도 정부는 민생경제 분야에서 일상적인 경제활동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조치를 계속 추진해 나가겠다. 명절을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사면으로 민생경제에 활력이 더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사면권 행사는 지난해 광복절 이후 6개월 만이다. 그간 광복절 특사가 두 차례, 신년 특사가 한 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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