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기의 예술동행] ‘글로벌 예술특별시’ 서울/서울문화재단 대표

[이창기의 예술동행] ‘글로벌 예술특별시’ 서울/서울문화재단 대표

입력 2023-12-12 00:57
수정 2023-12-12 0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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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이창기 서울문화재단 대표
최근 옥스퍼드 사전이 발표하는 올해의 단어로 리즈(rizzㆍ이성을 끌어당기는 매력)가 뽑혔고,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테일러 스위프트(34)가 선정됐다. 연일 ‘올해의 ○○’로 장식된 뉴스를 접할 때면 한 해가 저물고 새해가 다가옴을 실감한다. 여기에 더해 연말 분위기의 정점을 찍는 것은 바로 시상식이다. 특히 방송사마다 펼치는 연말 시상식은 1년을 결산하고, 뛰어난 성과에 상을 주고 받는 축하의 자리로 한 해의 끝을 장식한다.

연기대상, 연예대상, 가요대상, 그리고 영화계를 대표하는 각종 시상식이 대중매체에서 줄을 잇지만, 순수예술 분야를 대상으로 한 시상식은 상대적으로 척박하다. 예술의 근간이 되는 순수예술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그해의 예술 경향을 살필 수 있는 종합적인 시상 제도가 부족한 것이다.

‘상’이란 뛰어난 업적을 이뤄 칭찬받아 마땅하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일이다. 다른 예술인들에게는 영감이 되고, 수상자 자신에게는 더 나은 성취를 위한 동기가 돼 해당 분야 생태계 전반의 성장에 기여한다.

사회 각 영역 가운데 특히 순수예술 분야의 상은 스포츠나 여타 산업 분야와 다르게 수월성 경쟁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 탁월한 성과에 대한 격려와 보상을 뛰어넘어 시상의 자리를 통해 예술의 창조적 다양성을 확인하고, 동시대적 예술의 흐름을 짚어 낼 수 있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렇기에 순수예술에 대한 지지와 응원을 담은 탄탄한 시상 제도가 필요하다.

올해 초 서울은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순수예술 작품을 대상으로 한 종합 시상 제도인 ‘서울예술상’을 제정했다. 과거 예술가 발굴과 지원에만 몰두하던 단선적 예술 지원 체계를 넘어 유통과 확장을 염두에 둔 시상 제도가 더해졌다. 지원을 통해 만들어진 작품이 국내외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시민에게 더 좋은 작품으로 돌아갈 수 있는 선순환 예술 지원 체계가 완성됐다.

내년에 2회를 맞는 서울예술상은 연극, 무용, 시각예술 등 순수예술 6개 분야에 걸쳐 예술적 수월성과 독창성, 작품의 파급효과 등을 심사해 우수 작품을 선정하게 된다. 지난 1회 때는 242건이 예술상 후보에 등록됐는데, 1년 만에 326건으로 참여 작품이 늘어나는 등 예술가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세계 도처에서 한류 바람이 거센 이즈음. 경쟁력 있는 예술작품에 브랜드 가치를 더할 수 있게 하는 예술상은 예술가와 시민 모두에게 유익하다. 나아가 예술계 성장을 견인하는 제도로서 순기능을 할 수 있다. 세계적 권위와 명성을 가진 96년 역사의 아카데미상처럼 순수예술 분야에서도 공신력을 갖춘 대표적 시상 제도가 지속될 수 있게 해야 한다.

‘밴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거머쥔 임윤찬, ‘브누아 드 라 당스’ 올해 최고 여성 무용수로 뽑힌 강미선에 이어 세계에서 인정받는 다음 세대 예술가를 발굴해야 한다. 공공의 다층적 지원을 바탕으로 한 예술정책이 서울을 ‘글로벌 예술특별시’로 도약시키는 발판이 돼 주기를 기대한다.
2023-12-12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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