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북한 중대 도발 땐 재검토”
일각 “기준 없이 여론 떠보기” 지적
국방부 “통일부서 검토 거의 끝나”
해석권한 없는데도 ‘폐기론’ 주장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19일 언론 인터뷰에서 9·19 합의 효력 정지와 관련한 질의에 “북한의 ‘중대한 도발’이 있다면 적절한 대응 조치를 내놓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이 “안보 요소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면서도 그동안 ‘중대 도발’을 조건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던 것과 결이 다른 셈이다.
통일부는 김 장관이 지난 11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안보 상황을 종합 평가해 9·19 합의 효력 정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답변한 이후 같은 태도를 취해 왔다. 통일부 관계자가 12일 “국가안보상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효력 정지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게 한 예다. 이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9·19 합의 폐기 검토의 전제 조건으로 적시한 ‘북한의 영토 침범’이 없더라도 효력 정지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돼 논란을 낳았다. 하지만 김 장관의 입에서 ‘중대 도발’이라는 단어가 나오면서 폐기 조건을 두고 정부가 명확한 기준 없이 여론을 떠보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신원식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국방부 관계자는 서울신문의 질의에 “(9·19 효력 정지의) 해석 권한은 통일부에 있다”면서 “통일부 검토가 거의 끝난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법제처 심사, 차관회의 등 일련의 과정이 있기는 한데 생략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로서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여당에서는 9.19 합의 폐기 주장이 끊이지 않는다. 성일종 의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민의힘 국가안보위원회는 18일 성명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드론 도발 등이 있다면 합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추가 도발 때는 완전 폐기하는 수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2023-10-20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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