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주면 줄수록
마시 캠벨 글/프란체스카 산나 그림
김지은 옮김/미디어창비
48쪽/1만 6000원
동화는 대를 이어 도토리나무를 키우며 살아가는 가족의 잔잔한 인생을 담았다. 할머니와 함께 심은 작은 도토리가 점점 커지듯 아이도 아빠가 돼 가족을 이루며 살아간다.
“이 도토리는 언제쯤 나보다 더 커질까요?” 이렇게 묻는 아이에게 아빠는 아주 작은 것에 사랑을 주었을 때 그 사랑이 어떻게 퍼져 나가는지 이야기해 준다. 사랑은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높이, 크게 자란다고. 마지막 장에 환하게 펼쳐지는 도토리 숲처럼 사랑은 주면 줄수록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만든다.
넉넉한 품으로 아이를 꼭 안으며 환하게 웃어 주는 할머니, 그런 할머니를 추억하며 자신의 아이에게 할머니 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빠, 아빠에게 듣고 자란 가족 이야기를 자신의 아이에게 들려주는 엄마까지 포근하기 그지없다.
부모의 죽음과 아이의 탄생을 비롯한 세대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미취학 아동에게 알기 쉽게 전달한다. 나아가 사랑의 본질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도 담았다. 다양한 피부·머리색을 가진 등장인물을 통해 사랑이란 성별과 인종을 가로지르는 것이라는 사실도 알려 준다.
2023-10-13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