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국’ 러 때리고, 북핵 지지 확보… 최대 다자외교 무대서 주도권

‘상임국’ 러 때리고, 북핵 지지 확보… 최대 다자외교 무대서 주도권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3-09-21 04:00
업데이트 2023-09-21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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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유엔총회 기조연설 의미는

북러 회담은 ‘실체적 위협’ 메시지
北 언급 안 했던 작년 연설과 대조
“우크라 지원·개발 격차 해소 앞장”
‘무탄소 연합’ 기후 구상도 첫 공개
비상임이사국 앞두고 역할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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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는 尹
유엔 사무총장과 악수하는 尹 제78차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욕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연속으로 찾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글로벌 복합 위기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히는 한편 고도화하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북러 군사밀착에 맞선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내년부터 2년 임기의 차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활동하기에 앞서 열린 총회인 만큼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책임을 부각하며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에서의 적극적인 역할을 자임한 것으로 풀이된다.

취임 후 처음 참석한 지난해 유엔총회에서 발표한 연설문에서 ‘북한’을 단 한 번도 언급하지 않았던 윤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기조연설에서는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이 한국만이 아닌 국제사회의 문제라는 점과 북러 군사거래의 위험성을 적극적으로 부각했다. 그간 별개의 안보 이슈로 인식됐던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지난 13일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사회가 함께 마주한 실체적 위협이 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인식은 “대서양의 안보와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서로 분리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등에서 제기한 서방과 인태 간 ‘공동운명론’과도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지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밝힌 우크라이나에 대한 내년 3억 달러(약 4000억원) 및 추가 중장기 지원 패키지 구상도 재차 소개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는 와중에 북러 간 군사 밀착이 현실화된 만큼 우리 정부로서는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게 될 명분을 갖게 됐음을 강조한 모습이다.

이날 연설에서는 시급히 해소해야 할 글로벌 격차 문제로 개발·기후·디지털의 세 가지 문제가 제시됐다. 윤 대통령은 개발 격차 해소를 위해 올해 긴축 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공적개발원조(ODA) 규모를 40% 이상 확대했고, 교육훈련을 통해 소득이 증가하는 세계은행 통계를 인용하며 수원국에 교육훈련 ODA를 적극 추진할 뜻도 밝혔다.

앞서 G20 정상회의에서 기후위기 취약국을 위한 ‘녹색 사다리’가 되겠다고 밝혔던 윤 대통령은 이번 유엔총회에서도 기후 격차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기존에 밝혔던 그린 ODA 확대와 더불어 무탄소 에너지 확산을 위한 ‘CF(Carbon Free) 연합’을 한국이 주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구상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돼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유엔총회 참석을 계기로 새로운 디지털 질서에 대한 구상을 담은 ‘뉴욕 구상’이 1주년을 맞이한 가운데 윤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디지털 격차 해소 문제를 적극 제기했다. 대통령실은 참고자료에서 윤 대통령이 밝힌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과 인공지능(AI) 거버넌스 구축의 구체적 방향을 제시한 ‘AI 글로벌 포럼’ 개최 계획을 소개했다.

이번 유엔총회 기간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을 벌이고 있는 윤 대통령은 연설에서도 부산 엑스포 유치 의지를 밝혔다. 그는 “부산 세계박람회는 세계 시민이 위기를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해 나가는 연대의 플랫폼이자 역사, 문화, 상품 및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 안석 기자
2023-09-2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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