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서 회고전
방탄소년단 RM 소장품 6점 포함유화·판화 등 270여점 가득 채워
日서 발견한 ‘가족’ 고국서 첫선
분신 같은 까치 울음까지도 표현
논두렁길을 걷는 장욱진의 뒤로 검둥개와 새들이 뒤따르는 ‘자화상’(1951).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선 하나, 점 하나에도 엄격했던 화가 장욱진(1917~1990). 그는 손바닥만 한 그림 속에 치열하게 고투해 건져 올린 자신만의 우주를 펼쳤다. ‘동심 가득한, 작고 예쁜 그림’이라는 기존의 익숙한 수식를 지우고 다시 진지하게 그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그의 60년 화업을 짚어 보는 대규모 회고전을 처음 마련한 것도 그런 배경에서다.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에서 내년 2월 12일까지 열리는 ‘가장 진지한 고백’이다.
그는 생전 유화 730여점을 포함해 1200여점의 작품을 남겼다. 이 가운데 유화, 먹그림, 판화, 표지화, 삽화 등 작가의 시기별 대표작 270여점이 전시장 1, 2층을 촘촘히 채웠다.
장욱진 최초의 가족도인 ‘가족’(1955). 30여점 이상의 가족 그림을 그렸던 작가가 가장 애착을 가졌던 작품으로 일본 소장가에게 판매된 뒤 행방을 몰랐다가 회고전 준비 과정에서 발굴됐다.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소녀들의 머리카락, 댕기, 아기 얼굴 부분까지 빛의 흐름이 잘 묘사된 ‘공기놀이’(193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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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의 울음소리를 형상화한 ‘까치’(1958).
국립현대미술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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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는 미술 애호가로 동선마다 관람객을 몰고 다니는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의 소장작 6점도 포함돼 있다. 다만 RM이 자신의 소장작에 관심이 쏠리는 것을 우려해 어떤 작품인지는 비밀에 부쳤다. RM은 과거 장욱진 전시장을 찾아 방명록에 ‘저도 심플하게 살고 싶습니다. 장욱진 짱’이란 글을 남기기도 했다. 작가가 전쟁 이후 생계를 위해 국제신보 연재 소설 염상섭의 ‘새울림’에 그렸던 삽화 56점 전체도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2023-09-20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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