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展
1980년대부터 최근작까지 70여점
자화상 통해 정치·역사 비판 눈길
급변한 도시와 인간의 모습 그려
서울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리는 ‘서용선: 내 이름은 빨강’에서 강렬한 표정으로 시선을 끄는 ‘빨간 눈의 자화상’(2009, 259×194㎝). 골프존뉴딘홀딩스가 소장하고 있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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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용선 작가
튀르키예 작가 오르한 파무크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에서 따온 전시명이 이채롭다. 서구와의 갈등이 회화와 화가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소설의 얼개, 작품의 주조 색이 붉은색이라는 점 등에서 교집합을 이룬다. 3부로 나뉜 전시는 1980년대 초반부터 최근작까지 70여점을 모았다.
김장언 아트선재센터 관장은 “서용선에 대한 기존 평가와 논의를 넘어 그의 회화 세계를 재발견하고 예술적 비전과 진화에 몰입할 기회를 만들고자 했다”고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숙대 입구 07:00-09:00’(1991, 180×230㎝)에 담긴 서울부터 미국 뉴욕, 독일 베를린 등에 이르기까지 서용선 작가는 도시의 감각을 포착하는 작업을 이어 갔다.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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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풍경과 무심하면서도 경직된 사람들의 표정을 포착한 ‘숙대 입구 07:00~09:00’(1991)와 자유롭고 리드미컬한 미국 뉴욕의 분위기를 담은 신작 ‘브루클린’(2023)을 비교해 보면 작가의 시선 변화가 또렷이 감지된다. 도시에 대한 그의 탐구는 뉴욕, 독일 베를린, 중국 베이징 등 세계로 확장되고 있다.
이런 변화에 대해 서 작가는 “1990년대에는 경직된 채 도시를 보며 의미를 만들어 내려 욕심을 부렸지만 지금은 어떤 도시를 가면 여유를 갖고 도시의 감성, 냄새까지 느껴 보려는 감각을 갖는다”며 “마음이 너그러워지니 붓의 호흡도 여유로워졌다”고 말했다.
정치와 역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 온 작가의 대표작 ‘정치인’(1984, 90×100㎝).
아트선재센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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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9월 15일부터 열리는 3부 전시에서는 보편적 세계로 시선을 넓혀 새로운 가능성을 탐구하는 작가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다.
2023-08-17 2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