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못 정했다는 응답도 36.3%
경제적 여유 부족 1위, 업무 과중 2위
비정규, 직급·급여 낮을수록 휴가 못 가
휴가철 앞두고 붐비는 인천공항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지난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에서 이용객들이 출국수속을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3.7.20 연합뉴스
직장갑질119는 여론조사 전문기관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지난달 9~15일 전국 만 19세 이상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올해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은 43.9%였다고 23일 밝혔다. 반면 여름휴가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19.8%로 직장인 5명 중 1명꼴이었다. 아직 정하지 못했다는 응답도 36.3%였다.
비정규직이고 노동조합이 없고 회사 규모가 작고 직급이 낮고 급여가 낮은 노동자일수록 휴가를 포기하거나 휴가 계획을 유보하는 경향을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5인 미만 사업장의 노동자(33.3%)와 300인 이상 사업장의 노동자(57.1%)의 ‘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률 격차는 23.8% 포인트였다.
여름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한 응답자(561명)를 대상으로 그 이유를 묻자 ‘휴가를 갈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61.9%)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바쁜 업무로 휴가 사용 후 업무 과중이 걱정돼서’(17.8%), ‘연차유급휴가가 없거나 부족해서’(12.8%), ‘휴가를 사용할 경우 회사에 눈치가 보여서’(7.5%) 순이었다.
비정규직(67.9%), 5인 미만(69.2%) 사업장 노동자의 경우,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휴가 계획을 하지 못했다는 응답이 정규직(57.0%), 300인 이상 노동자(56.4%)보다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여름휴가 계획이 있다는 응답자(439명)를 대상으로 여름휴가 기간을 물어본 결과, 66.0%가 5일 이내라고 답했다. 여름휴가가 일주일을 초과한다는 답변은 10명 중 1명(10%)에 그쳤다. 휴가 기간은 휴가 계획과 마찬가지로 비정규직에 나이와 직급, 급여가 낮고, 규모가 작은 사업장 노동자일수록 짧았다. 노동 조건이 휴가 계획과 휴가 기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게 직장갑질119의 설명이다.
최혜인 직장갑질119 야근갑질특별위원회 노무사는 “일 중심 사회에서 사람 중심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노동자가 필요할 때 연차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부득이하게 휴가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단지 휴식을 위해서도 휴가 사용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