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의 회오리 속 조국과 동포를 배신하고 권력의 편에 섰던
매국의 아이콘 세 명의 아슬아슬했던 삶의 반반
부역자:전쟁, 기만, 생존
이안 부루만 지음/박경환·윤영수 옮김
글항아리/464쪽/2만 5000원
유대인이면서도 돈을 받고 동족을 나치에게 팔아넘긴 프리드리히 바인레프(사진), 나치 친위대 수장 하인리히 힘러의 개인 마사지사 펠릭스 케르스텐, 남장을 즐기고 양성애 성향까지 보였던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는 조국과 동포를 배신하고 권력의 편에 섰던 2차 세계대전 당시 대표적인 부역자들이다.
글항아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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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의 사실관계 자체는 변화의 여지가 거의 없다. 한데 이면의 해석에는 여러 이견이 자리한다. 새 책 ‘부역자: 전쟁, 기만, 생존’이 짚어 보려는 것도 수면 아래 헤엄치는 진실들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조국과 동포를 배신하고 권력의 편에 섰던 세 부역자의 생을 추적해 실체적 진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들춰낸다. 저자는 이를 위해 나치 친위대 수장 하인리히 힘러의 마사지사였던 ‘사탄의 닥터’ 펠릭스 케르스텐, 남장을 즐기고 양성애자 성향을 보였던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가와시마 요시코), ‘절멸 수용소’로 가는 유대인 동포에게 돈을 뜯은 ‘동족 포식자’ 프리드리히 바인레프 등 여러 겹의 삶을 보여 준 인물들을 골랐다.
유대인이면서도 돈을 받고 동족을 나치에게 팔아넘긴 프리드리히 바인레프, 나치 친위대 수장 하인리히 힘러의 개인 마사지사 펠릭스 케르스텐(사진), 남장을 즐기고 양성애 성향까지 보였던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는 조국과 동포를 배신하고 권력의 편에 섰던 2차 세계대전 당시 대표적인 부역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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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령 케르스텐은 유대인 학살 주모자인 힘러의 몸과 마음을 보살폈지만 훗날 유대인 구출을 돕기도 했다. 바인레프 역시 돈을 받고 유대인들의 목숨을 구했고, 요시코도 청조의 부흥을 위해 일본에 협력한 측면이 있다. 셋 중 누구도 완전히 타락한 존재는 아니었다는 뜻이다. 이런 모습은 오늘날 공공 영역에서 활약하는 이들에게서도 흔히 볼 수 있다. 저자는 “우리 자신을 성인보다는 죄인으로 상상하는 게 더 쉽지 않냐”며 “이 세 명에 대입해 봄으로써 부역의 문제를 반추해 보자”고 말한다.
유대인이면서도 돈을 받고 동족을 나치에게 팔아넘긴 프리드리히 바인레프, 나치 친위대 수장 하인리히 힘러의 개인 마사지사 펠릭스 케르스텐, 남장을 즐기고 양성애 성향까지 보였던 청나라 공주 아이신줴뤄 셴위(사진)는 조국과 동포를 배신하고 권력의 편에 섰던 2차 세계대전 당시 대표적인 부역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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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3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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