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석에 앉은 시진핑… 대미 불만 우회적 표출

상석에 앉은 시진핑… 대미 불만 우회적 표출

류지영 기자
류지영 기자
입력 2023-06-20 00:00
수정 2023-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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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블링컨 자리 배치 함의

2018년 폼페이오 면담때와 달라
갈등 상황서 ‘당당한 대응’ 강조
3연임 장기집권 성공 위상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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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전 원칙 깬 시진핑
의전 원칙 깬 시진핑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9일 베이징 인민대회당 푸젠팅 정중앙에 앉아 있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미국 측 인사는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외교부장 등 중국 측 인사와 마주 보고 앉아 있다. 이는 시 주석이 상석에 앉아 회의를 주재하는 듯한 모습을 연출한 것으로, 상대국 외교 수장 등 특사는 정상급 인사로 예우해 마주 앉거나 나란히 앉는 의전 원칙을 깬 것이다.
베이징 UPI 연합뉴스
1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회동은 자리 배치도 시선을 끌었다.

시 주석은 양쪽에 두 개의 긴 테이블을 배치하고 한쪽에 ‘손님’인 블링컨 장관 일행을, 반대쪽에 왕이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과 친강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을 앉게 한 뒤 상석에서 회의를 주재했다.

시 주석이 2016년 4월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2018년 6월 마이크 폼페이오 당시 미 국무장관을 각각 면담했을 때와 전혀 다른 자리 배치다.

시 주석은 라브로프·폼페이오 예방 때만 해도 그간 외교 관례에 따라 탁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앉아 대등한 위치에서 대화를 나눴다. 지난 16일 중국을 찾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회동할 때도 나란히 앉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급자가 미중 외교 고위급 회담을 지켜보는 느낌이 들도록 자리를 배치했다. 그간 미국의 중국 압박 정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동시에 3연임에 성공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을 알리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해석이 나온다.

우선 ‘먼 길을 날아온 블링컨 장관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만나 주지만 미국에 화가 풀린 것은 아니다’라는 점을 강조하고자 외교 결례를 무릅쓴 자리 배치를 연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최근 미중 관계 갈등 상황에서 ‘당당하게 대응한다’는 암묵적 신호를 발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여기에 중국이 3연임 임기에 들어간 시 주석의 위상을 부각하고자 외빈 예방 관련 원칙을 새롭게 정립한 결과물이란 관측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시 주석이 주석직 3연임을 확정하고 장기 집권에 돌입하면서 기존 주석들과 차별화된 의전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023-06-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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