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격 전인대 관계자 만났지만
‘실권’ 黨중앙위 인사 접촉 못 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과 티벳을 방문한 민주당 도종환(가운데)·박정(오른쪽)·신현영 의원 등이 18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방중 의원단은 뤄수강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교육과학문화보건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해 쑨웨이동 외교부 부부장,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 등과 만남을 가졌다. 이들 모두 205인에 달하는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위원 명단에서 확인할 수 없는 인물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했던 도종환 의원과 여당 원내대표를 맡았던 김태년 의원 등과는 전통적 의전 관례상 격이 맞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김태년 의원 등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위원회 소속 5명은 지난 12~15일, 도종환 의원 등 7명은 15~18일 중국을 찾았다.
뤄수강 위원장은 19대 당중앙 위원이었지만, 이번 20대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명단에서는 고령으로 제외됐다. 쑨웨이동 외교부 부부장은 차관급 인사,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는 차관보급 인사로 분류되며 역시 당중앙위원회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다. 강준영 한국외대 국제지역대학원 중국학과 교수는 19일 서울신문과 통화에서 “당중앙에 들어가지 않은 사람이라면 실권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지적했다.
중국에는 한국의 국회 역할을 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있지만, 당이 국가보다 우선하는 특유의 체제로 인해 전인대는 이른바 실권이 없고 ‘당중앙위원회’가 중국공산당의 최고 권력 기관으로 당의 중요 사항을 결정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강 교수는 “이번 방중에서 ‘뚜이커우(카운터파트)’가 나오지 않았다”라면서 “중국은 공산당 서열이 더 우선한다. 중국 공산당의 ‘당중앙’을 장관급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방중 의원단이 접촉한 인사들이 ‘경제·문화교류’라는 목적성과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 교수는 “경제·문화교류 이야기를 하러 갔는데 국제관계, 한반도 문제를 다루는 ‘차얼학회’ 소속 인사들을 만나고 왔다는 건 엇박자 아닌가”라며 “우리가 중국을 방문할 때부터 파트너 급을 맞춰서 했으면 좋았겠지만 중국이 설정한 대로 사람을 만나고 왔다. 그런 면에서는 부족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갑용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도 이번 방중 의원들이 만난 중국 측 인사들이 실권이 없다는 측면에서 공감했다. 양 연구위원은 “공산당 측에 우회적으로 영향을 줄 수 있는 국제우호연락회를 만나고 온 것은 좋은 외교적 접근 방법 중 하나”라면서도 “이들이 우회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지만 실제 결정을 내리지는 않는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