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 중국대사관에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가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22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한 중국 교민 등의 증언에 따르면 현재 베이징과 랴오닝성, 선양 등 중국 주요 지역에서 네이버 접속이 아예 되지 않거나 터무니없이 느린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에서는 2018년 10월부터 네이버 카페와 블로그 접속이 차단됐으나, 검색 기능과 메일 접속 등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었다.
2019년 6월 톈안먼 사태 30주년을 앞두고 중국이 인터넷 통제를 한층 강화하면서 네이버 접속이 한때 완전히 차단됐다가 3일 만에 일부 서비스 접속은 복구됐다.
하지만 지금은 인터넷 우회 접속 프로그램인 가상사설망(VPN)을 설치하지 않으면 네이버 접속이 아예 불가능한 상황이다.
선양의 한 교민은 “무역 관련해 수시로 이메일을 확인해야 하는데 네이버가 열리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은 자국에 불리한 외부 정보가 유입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수시로 국내외 인터넷 사이트를 차단 또는 제한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유튜브와 페이스북 등은 물론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등 메신저, 해외 유명 언론 매체 등도 이른바 ‘만리방화벽’ 통제에 가로막혀 VPN이 없으면 이용할 수 없다.
중국은 또 다른 한국 포털사이트인 다음 접속을 2019년 1월 차단하기도 했다.
한 소식통은 “중국 당국이 여론통제를 위한 민감한 해외 사이트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면서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네이버도 이와 비슷한 사례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 접속 차단이 사실이라면 중국이 미국과의 갈등 상황에서 사실상 보복 조치에 나선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중국은 일본 히로시마에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대중 견제 메시지’를 쏟아내며 공동전선을 구축하자 지난 21일 미국 최대 메모리반도체 기업인 마이크론에 대한 제재 조치를 발표하며 반격에 나섰다.
다만 현지 네이버 접속장애가 단순한 일시적 접속장애인지, 당국이 접속을 공식 차단한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네이버 측은 “차단여부에 대해서는 당사가 알 수 없고 중국 내 법인을 통해 상황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