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박7일 국빈 방미… WP 인터뷰
우크라 군사지원 발언 수위 낮춰
“당사국과 직간접적 관계 고려를”
한미, ‘북핵자금’ 심현섭 독자제재
사이버 분야 첫 동일인 동시 지정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 서울공항에서 공군 1호기에 올라 환송객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5박 7일 일정으로 미국을 찾아 한미 정상회담을 한다. 한국 정상의 국빈 방미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2011년 이후 12년 만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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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출국 이후 공개된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한미동맹 70주년의 역사적 의미, 성과 등을 양국 국민이 제대로 인식하는 기회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한미동맹은 역사적으로 모든 동맹 중 가장 성공한 동맹이고 무엇보다 가치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이번 주와 그 이후에 한미동맹이 직면한 다양한 문제를 논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에 대해 전쟁 당사국과의 관계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며 수위를 조절했다. 그는 “우크라이나가 불법 침략을 받았기 때문에 다양한 지원을 해 주는 것이 맞다”면서도 “무엇을 어떻게 지원할 것이냐는 우리나라와 교전국 간의 직간접적인 여러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로이터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을 시사해 러시아의 반발을 샀다.
대일 외교에 대해 윤 대통령은 “한국의 안보 우려가 일본과의 협력을 지연시키기에는 너무 급박했다”며 “일부 비평가들은 결코 납득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끼리는 과거사 문제든 현안이든 소통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며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다. 설득에 있어서는 저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야권을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되자 “(‘무조건 무릎 꿇어라’ 등) 이런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라며 “한일 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대통령실은 또 “김대중·오부치 선언이 나온 1998년, 김 전 대통령이 일본 의회 연설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 전체를 무의미하게 만든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강조한 것과 동일한 맥락”이라고 부연했다.
윤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 내외와 워싱턴DC 한국전쟁기념비를 방문하는 등 친교 시간을 가진 뒤 26일 백악관에서 한미 정상회담을 진행한다. 회담의 주요 의제는 한미 연합 방위태세 공고화 및 핵우산 등 확장억제 강화 등이다. 특히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우주·인공지능(AI)·양자·데이터·바이오 등 협력 강화 방안과 미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벤치마킹한 ‘한국형 바이오 클러스터’를 위한 협력 방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대선 공약으로 연내 설립을 추진 중인 우주항공청과 미국항공우주국(NASA)과의 협력, NASA가 추진 중인 유인 달 탐사 계획 ‘아르테미스’ 참여 등도 거론될지 주목된다.
윤 대통령은 또 회담 후 바이든 대통령 부부 초청으로 국빈 만찬에 참석하며 이 자리에는 한미 정·재계 주요 인사가 대거 참석한다. 27일로 예정된 윤 대통령의 미 의회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도 이번 방미의 중요 행사 중 하나다.
윤 대통령은 이어 세계 최대 바이오 클러스터가 위치한 보스턴으로 이동해 28일 매사추세츠공대(MIT) 디지털·바이오 분야 석학들과의 대담,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행사 등 일정을 소화한다. 그는 이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정책 연설을 진행한다.
윤 대통령은 특히 방미 기간 워싱턴DC와 보스턴에서 열리는 총 7개의 경제단체 행사를 소화할 예정이다.
‘살아 있는 한국전 10대 영웅’
한미 동맹 70주년을 기념해 6·25전쟁 참전용사들을 향한 존경과 감사의 뜻을 담은 헌정 영상이 24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전광판에서 송출되고 있다. 10대 영웅은 국가보훈처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공동으로 선정했다.
안주영 전문기자
안주영 전문기자
심현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조선광선은행 소속으로, 차명 계정 생성과 자금세탁 등 불법 금융 활동을 통해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자금 조달에 관여해 왔다.
특히 해외에 불법으로 체류하면서 신분을 위장해 활동하는 북한 정보기술(IT) 인력이 벌어들인 가상자산(암호화폐)을 포함해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불법 자금을 세탁했으며 이들에게 금전적 지원을 제공하는 등 불법 사이버 활동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 대량살상무기 자금을 조달해 왔다. 이번 제재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섯 번째 대북 독자제재다.
2023-04-25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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