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립미술관, 상설전 ‘물은 별을 담는다’ 시작
나혜석 1930년대 작품 ‘염노장’ 원본 첫 공개
정상가족 의미 묻는 ‘어떤 Norm(all)’ 전시회도 오픈
나혜석, 염노장(1930년대 추정), 캔버스에 유채, 73 ×60.5㎝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한국 최초 여성 서양화가이자 근대적 여권 운동가였던 나혜석(1896~1948)이 1930년대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작품 ‘염노장’이다. 지금은 너무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당시 사람들에게는 상식을 뛰어넘는 발언들 때문에 그림이 불타고 가족, 친지로부터도 외면당하고 사회에서도 비난받아 서서히 병들어 가던 나혜석은 해방 직후 어느 겨울 행려병자로 숨을 거뒀다. 염노장을 보고 있노라면 나혜석이 자신의 말년을 그린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문득 스쳐 지나간다.
백남순, 한알의 밀알(1983), 캔버스에 유채, 91×91㎝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나혜석의 ‘염노장’ 원본은 이번 전시에서 처음 공개됐다. 나혜석을 시작으로 미술관이 소장한 여성주의 작품들만을 모아 놓은 ‘성, 별을 넘어서’라는 주제의 전시장을 따로 꾸몄다. 여기에는 나혜석이 1928년에 그린 것으로 추정되는 ‘자화상’과 나혜석의 뒤를 이은 수원 출신 여성 미술가 백남순(1904~1994)의 1983년 작 ‘한 알의 밀알’이 마주 보도록 배치한 ‘나혜석과 백남순의 방’이 마련돼 있어 미술관이 소장한 여성주의 작품만을 따로 만날 수 있다.
오용길, 행궁과 팔달산(서장대)풍경(2014), 화선지에 수묵담채, 240 × 200㎝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한편 미술관은 상설전과 함께 가족을 주제로 한 현대미술 기획전 ‘어떤 Norm(all)’을 시작했다. 전시 제목에서 볼 수 있듯 정상적이라는 영어 단어 ‘노멀’과 모두를 뜻하는 ‘올’을 합성해 사회가 규정한 정상성을 벗어나 어떤 형태의 가족이라도 차별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예술작품으로 강조하고 있다. 이번 현대미술 기획전에는 9명의 작가와 2개의 팀이 참여해 회화, 사진, 설치, 영상, 게임, 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6점을 내놓으면서 가족에 대해 생각해보라고 요구하고 있다.
·장영혜중공업, 불행한 가정은 모두 엇비슷하다(2016), 국·영문 2채널 흑백 비디오, 5분 41초
수원시립미술관 소장
수원시립미술관 소장
㎝박영숙, 미친년 프로젝트-미친년들 #1(1999), C-프린트, 150×120cm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수원시립미술관 제공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