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만 5000톤급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19일 오전 8시 30분에 서귀포 강정민군복합항에 입항했다. 왼쪽으로 범섬이 보인다. 제주 강동삼 기자
19일 오전 8시 30분쯤 버뮤다 선적 11만 5000톤급 대형 크루즈선인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가 승객 1500명(승무원 포함 2000여명 추산)을 태우고 제주 서귀포시 강정민군복합항(이하 강정항)에 입항했다. 강정항에 국제크루즈선이 입항하는 것은 2019년 이후 3년 10개월 만이다.
19일 오전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내린 외국인 승객들이 투어를 하기 위해 강정항 출국장을 빠져나오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이날 오전 10시가 되기도 전부터 도착한 오영훈 도지사는 승객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며 외국인들을 뜨겁게 맞이했다. 아름다운 한복에 반한 외국인들은 오 지사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하자 즉석에서 사진까지 찍어주는 등 깜짝 사진사 역할까지 해 웃음을 자아냈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에서 가장 먼저 내린 사토 부부가 오영훈(왼쪽 세번째)도지사와 이종우(오른쪽 두번째) 서귀포시장 등의 환영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도는 셔틀버스(강정항~매일올레시장)를 배정하고 서귀포시 원도심과 연계한 관광투어를 진행했다.
400여명이 투어를 예약해 여미지식물원,천제연폭포,대포주상절리대, 약천사, 매일올레시장,이중섭거리, 산굼부리 성읍민속촌, 성산일출봉, 한라산어리목탐방로 등 유명관광지를 둘러본다. 나머지 1000여명은 자유투어를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영훈 도지사가 19일 강정항에서 다이아몬드프린세스호에서 내린 외국인들에게 기념품을 나눠주며 환영한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 제주 강동삼 기자
조상우 강정마을회장은 “코로나19로 꿈과 희망이 먹구름으로 뒤덮였던 지난 3년의 시간과 매서운 바람의 겨울도 오늘 관광객 여러분의 방문으로 따뜻한 봄이 됐다”며 “봄 향기 가득한 제주 강정마을에 남긴 발자국이 행복한 기억의 한 조각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강정항은 2019년 5월 마제스틱 프린스호(14만2714t)를 끝으로 4년 가까이 단 한 척의 크루즈선도 찾지 않았다. 결국 2021년 1월부터는 전면적인 시설 폐쇄가 이뤄졌다.
19일 서귀포 강정항에서 크루즈가 3년 10개월만에 입항하자 환영행사를 열고 있다. 위는 해군관악대, 기마대 등이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모습. 제주 강동삼 기자
그는 “강정마을 주민뿐만 아니라 70만 제주도민 모두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입항을 환영한다”며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를 통해 강정복합민군항의 화해와 상생의 모델이 아픔을 극복하고 미래로 나아가는 세계 각국의 시민들에게 공유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19일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선내를 찾아 라베라 스테파노(왼쪽) 선장에게 기념품을 전달하며 제주 방문을 환영했다. 제주도 제공
도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10만t급 이상 크루즈선은 제주항이 아닌 강정항에 배치하기로 했다. 현재까지 확정된 입항 계획은 제주항 22척, 강정항은 28척이다.
제주는 2005년 크루선 입항이 6회(3173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꾸준히 늘면서 2016년 507회(120만 9106명)로 정점을 찍었다. 이어 한한령으로 2019년 29회(6만 4346명)로 급감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크루즈선 입항 금지 조치가 시행되면서 2022년까지 단 한 척도 입항하지 않았다. 정부는 엔데믹에 맞춰 지난해 10월에야 크루즈선의 입항과 하선을 허용했다.
19일 오전 강정항에 정박한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모습. 제주도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