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정면승부에…李 “모범적 공익환수 사업”반박
주요 혐의 담은 영장청구서 150쪽 치열 공방 예상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해온 검찰은 수사 착수 1년 5개월 만인 1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정면 승부에 나섰다. 하지만 이 대표는 모든 혐의를 부인하면서 ‘모범적인 공익 환수 사업’이라고 맞서고 있어 향후 공판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이재명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가균형발전특별위원회 발족식에 참석해 있다. 2023.2.9
검 “사업 정상적이었다면 6725억 벌었을 것”우선 검찰은 이 대표가 대장동 일당에게 이익을 몰아줘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총 4895억원대 손해(배임)를 입혔다고 본다. 1차 검찰 수사팀이 유동규 전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을 배임 혐의로 기소하며 적시한 651억원과 비교하면 약 7.5배로 늘어난 것이다.
1차 수사팀은 예상 택지개발이익을 평당 분양가 1400만원이 아닌 1500만원으로 보고, 성남도개공이 최소 651억원을 더 받았어야 했다고 판단했다. 반면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새로 구성된 이번 수사팀은 사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다면 총 9600억원 수익 가운데 70%인 6725억원을 공사가 받을 수 있었다고 봤다. 여기서 공사가 실제 받은 1830억원을 제외한 금액을 배임으로 본 것이다.
검찰은 공모지침서 작성 당시 주무 부서의 검토 의견 등을 근거로 적정 이익 비율이 70%라고 판단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도 대장동 사업이 황금알 낳는 사업이라 했다”면서 “(당시에) 지가 상승을 예상해 주무부서에서 환수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고 이를 근거로 배임 금액을 상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또 성남도개공이 확정이익만 받도록 하는 등 사업 설계 과정을 이 대표가 최종 승인·결재했다고 지적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가 (이 같은 사업 방식이) 대장동 사업자의 희망이었다는 부분까지 알고 결재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李 ‘적법·적극 행정’ 반박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선 이 대표가 ‘적법·적극 행정의 하나’라고 해명했지만 검찰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건축 인허가 등 편의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4개 기업에서 총 133억 5000만원을 성남FC에 후원토록 했다고 봤다. 네이버에서 뇌물을 받았는데도 기부단체를 끼워넣어 기부로 가장한 부분에 대해서는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화천대유자산관리 김만배씨로부터 428억원을 받기로 한 의혹과 관련해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바로 적용하지 않았다. 다만 배임을 저지른 배경으로 해당 의혹을 영장에 기재했다고 한다. 유 전 본부장과 남욱 변호사 등의 진술이 있었지만 핵심 인물인 김씨가 입을 열지 않은 상황에 추가 보완 수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대표 구속영장 경과 사실에 (428억원 부분이) 들어가 있다”며 “별도로 (부정처사 후 수뢰 혐의를) 의율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추가 검토,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현재 재판 중인 대장동 사건의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거나 새롭게 확인된 혐의들로 추가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