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박이란 욕망에 몰려든 불나방… 교훈보다 현실감 살리기에 주력”

“도박이란 욕망에 몰려든 불나방… 교훈보다 현실감 살리기에 주력”

김기중 기자
김기중 기자
입력 2023-02-01 02:57
수정 2023-02-01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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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카지노’ 강윤성 감독

최민식 맡은 ‘카지노 대부’ 차무식
인간 본연의 모습 세밀하게 묘사
손석구·이동휘 맞춤 옷처럼 연기
오달수에겐 편지 써서 출연 부탁
이런 세계도 있구나 편히 봐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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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즌1을 마친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는 필리핀의 한국계 카지노 대부 차무식(최민식)의 일대기를 그린다. “교훈보다는 현실감”이라고 강조한 강윤성 감독은 “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시즌2에서는 차무식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며 벼랑 끝에 서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최근 시즌1을 마친 디즈니+ 드라마 ‘카지노’는 필리핀의 한국계 카지노 대부 차무식(최민식)의 일대기를 그린다. “교훈보다는 현실감”이라고 강조한 강윤성 감독은 “2월 15일부터 시작하는 시즌2에서는 차무식이 살인 사건에 휘말리며 벼랑 끝에 서는 이야기”라고 소개했다.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굳이 무슨 교훈을 주려 하진 않았습니다. 관객들이 ‘이런 세계도 있구나’하고 편하게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디즈니+에서 시즌1을 마치고 이번 달 15일부터 시즌2를 시작하는 드라마 ‘카지노’에 대해 강윤성 감독이 관객들에게 건넨 당부다. 그는 인터뷰에서 “카지노라는 랜턴에 몰려드는 불나방들 이야기, 그 랜턴에 불나방이 타 죽는 모습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 ‘범죄도시’(2017)로 한국판 범죄스릴러물을 만드는 데 탁월하다고 평가받는 강 감독이 처음 도전한 드라마다. 디즈니+가 한꺼번에 공개하지 않고 주 1회씩 내면서 원성 아닌 원성이 나왔다. 배우 최민식이 맡은 주인공 차무식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 고교, 대학을 거쳐 필리핀의 카지노 대부로 일어서는 모습을 그렸는데, 초반 세밀한 묘사 탓에 오히려 전개가 느슨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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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드라마 ‘카지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카지노라는 특이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욕망과 탐욕을 보여 주고 싶었어요. 단순한 사건만 나열하면 말초신경만 자극하는 이야기, 범법자 잡는 형사물에 그쳤을 겁니다. 한 인물을 쭉 따라가지 않으면 후반부에는 큰 힘을 못 받겠다 싶었습니다.”

차무식은 실제로 필리핀의 한 한국인 카지노 대부를 모델로 한다. 그를 잡는 형사 오승훈(손석구) 역시 실제 인물을 기반으로 했다. 둘을 제외하고 이야기를 쓰면서 만든 인물이 무려 170여명에 이른다. 그는 “2시간 안에 이야기를 축약하고 압축하는 영화와 달리 드라마는 인물을 자세하게 묘사할 수 있어 좋았다”면서도 “방대한 이야기이다 보니 글을 쓰다 캐릭터 이름을 잊어버리기 일쑤였다”고 했다.

170여명의 인물은 단순하지 않고 살아서 움직여야 했다. 그래서 그는 캐릭터들을 가둬 두지 말자고 생각했다. 대략 어느 정도 선만 만들어 두고 나머지는 배우가 ‘캐릭터에 맞는 옷을 입도록’ 했다.

“오승훈 역의 손석구 배우는 자연스러운 연기에 탁월하고 이야기를 파악하는 힘이 좋습니다. 정팔 역의 이동휘 배우는 캐릭터를 자기화하는 데 탁월하고 대사 운용 능력이 상당히 좋습니다. 한인회장 역의 오달수 배우는 언젠가 작업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편지를 써서 출연을 부탁했습니다. 필리핀 첫 촬영 당시 ‘내가 오달수와 영화 찍을 정도의 감독이 됐구나’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주인공인 배우 최민식에 대해서는 “출연 자체가 영광이고, 나에겐 (그의 출연이) 도전 같은 느낌이었다”며 존경을 가득 담았다. 영화의 주제 역시 ‘차무식은 어떤 인간인가’에 대한 관객의 해석에 달렸다고 그는 설명했다.

“차무식은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나쁜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관객들은 선과 악이 아닌 캐릭터를 보면서 분명히 어떤 식으로든 지지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관객들은 사실 이런 세계가 있다는 걸 영화나 드라마가 아니면 알 수가 없습니다. 간접 경험으로 인간 본연의 모습을 찾아본다면 그걸로 좋겠습니다.”
2023-02-01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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