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멤피스 경찰은 경찰관들의 집단구타로 사망한 타이어 니컬스 사건의 과잉진압 당시 상황을 촬영한 보디캠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 경찰관이 구타당해 쓰러진 니컬스에 페퍼 스프레이를 뿌리는 장면. 2023.1.27 AP 연합뉴스
3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멤피스 소방국은 구급대원 2명이 현장에 출동하고도 니컬스의 상태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했다며 이들을 해고했다.
지나 스웨트 멤피스 소방서장은 “구급대원이 현장에 도착하고 27분이 지난 뒤에야 니컬스가 병원으로 옮겨졌다”면서 “구급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했음에도 니컬스의 상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한 당시 구급대원들을 싣고 현장으로 이동한 앰뷸런스 운전자도 해고했다. 스웨트 서장은 “운전대원도 차량에서 내리지 않아 규정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미 전역 분노한 경찰 ‘흑인 집단 구타’지난 7일 멤피스의 한 도로에서 교통 단속 중이던 경찰관들은 흑인 운전자 타이어 니컬스(29)를 집단 구타해 숨지게 했다.
당시 상황이 담긴 약 67분 분량의 보디캠(사람 몸에 달아 영상을 찍는 카메라) 영상을 보면 오후 8시 30분쯤 경찰관들이 난폭 운전으로 정지 지시를 받아 길가에 멈춰선 니컬스의 자동차로 달려간다.
한 경관은 운전석 문을 열고 니컬스의 멱살을 잡고 끌어냈다. 니컬스는 “나는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라고 항변했다.
경찰관들에 둘러싸여 제압당하던 니컬스는 이들을 뿌리치고 도주했으나 7분여 후 다시 잡혔다.
난폭 운전을 했다는 이유로 타이어 니컬스를 집단 폭행해 숨지게 한 경찰관 5명. 2023.1.27 멤피스 경찰 제공 AP 연합뉴스
현장에서 니컬스에 폭행을 가한 경찰관 5명은 모두 흑인이었다.
니컬스는 체포된 후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흘 뒤인 10일 신부전과 심장마비로 숨졌다. 그는 희귀질환인 크론병을 앓고 있었다.
해당 경찰관 5명은 모두 해고됐다. 대배심은 전날 이들을 2급 살인과 가중 폭행 등 혐의로 기소할 것을 결정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타이어 니컬스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 차량의 앞유리를 파손하고 있다. 지난 7일 테네시주 멤피스에서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청년 니컬스가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023.1.27 AF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성명을 내고 “니컬스의 죽음을 불러온 구타가 담긴 끔찍한 영상을 보고 격분했으며, 깊은 고통을 느꼈다”며 “검은색이나 갈색 피부를 가진 미국인들이 매일같이 겪는 공포와 고통, 상처와 피로감을 되새기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영상에 사람들이 분노하는 것은 정당하다”면서도 “정의를 추구하는 이들은 폭력이나 파괴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에 대한 신속하고 투명한 조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미국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시위자들이 타이어 니컬스 사망 사건과 관련,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3.1.27 AFP 연합뉴스